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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국책사업 탈락 뒷말 이는 ‘사연’
中企 울리더니만… ‘LG의 굴욕’
2010년 08월 09일 (월) 10:21:58 송혜경 기자 song_2nd@newspost.kr
[뉴스포스트= 송혜경 기자] ‘LG는 중소기업과 상생하지 않는 기업?’
최근 LG화학이 국책사업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국책사업 선정 과정에서 2차전지 업계 선두를 자랑하던 LG화학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탈락하면서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LG화학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경쟁사 삼성SDI는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 모범 사례로 꼽히며 정부의 낙점을 받았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란 키워드가 두 기업의 승패를 갈라놓은 것이다.
지경부 “LG화학, 중소기업과 협력 부족해 탈락”
LG, 정부·여론 압박에 상생협력 방안 마련 급급?
▲ LG그룹 구본무 회장 <사진=뉴시스>
최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등과 2차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승승장구하던 LG화학이 정부 주도의 대형 국책사업 선정 과정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업계의 선두를 자랑하며 이 분야 사업자 선정이 점쳐졌던 LG화학의 탈락 이유는 뜻밖에도 “중소기업의 참여가 적다”는 것.
승패 핵심은 ‘中企상생’
지난 2일 지식경제부는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WPM) 사업에 참여할 기업 주도의 컨소시업 10곳을 소재별로 선정,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 2018년까지 1조원 규모의 R&D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장기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소재 분야의 특성을 감안할 때, 대기업 주도의 컨소시엄이 대거 선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 선정 결과, 10개 중 8개 사업 컨소시엄 총괄기관이 대기업이었다.
LG화학은 ‘고에너지 2차전지용 전극소재’ 부문에 응모했다. 경쟁사인 삼성SDI도 이 사업에 응모했다. 고에너지 2차 전지용 전극소재는 자동차용과 전력 저장용 2차 전지에 쓰이는 차세대 핵심 기술로 성장 가능성이 큰 미래산업으로 꼽힌다. 때문에 처음부터 이 분야 사업자 선정에 큰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결과는 삼성SDI의 ‘승’으로 끝났다. 지경부에 따르면 이 분야 경쟁사 관계인 LG화학과 삼성SDI 컨소시엄이 끝까지 치열하게 경합했지만 삼성SDI가 결국 낙점 받았다. 삼성SDI 컨소시엄이 중소기업 참여 항목에서 LG화학에 상대적 우위를 보인 것이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SDI 컨소시엄은 참여기업 19곳 가운데 중소기업이 15곳이었던 반면, LG화학은 7곳 중 중소기업이 3곳에 불과했다. 이 수치가 두 기업의 승패를 가른 것이다.
“LG, 실효성 있는 방안 내놔야”
LG화학의 탈락 이유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부족”이라는 것이 지경부의 설명. 때문에 LG화학은 졸지에 중소기업과 상생하지 않는 기업으로 찍혀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반면, LG화학을 보기 좋게 따돌린 삼성SDI 지경부의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 모범 사례’로까지 꼽히며 승자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고에너지 2차전지용 전극소재’ 분야 사업자로 선정된 삼성SDI는 정부로부터 1000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 분야 진출 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민감해진 시기에 이 같은 지경부의 발표가 있자 LG화학을 둘러싸고 뒷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재계 일각에 따르면 LG그룹의 경우, 특허기술 등을 둘러싸고 협력업체들과 끊임없이 법정공방을 벌이는 등 중소기업을 울리는 대기업으로 자주 꼽혀왔기 때문이다.
급속도로 여론이 악화되자 LG도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지난 3일 중소기업과의 상생방안을 내놓겠다며 긴급 논의에 들어간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LG는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서브원 등 10개 주요 계열사의 상생협력 담당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소 협력업체 동반성장 위한 상생협력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LG 계열사들은 현금결제 비중 확대 등을 통한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지급 조건 개선방안과 투자 확대를 통한 협력업체들의 매출 증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협력업체와 향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지원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해 조만간 종합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은 LG를 향한 따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을 위해선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뿌리 깊은 고질적 불공정 거래 관행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들은 말만 앞선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으며 겉으론 상생협력을 외치고 뒤에선 납품가격 후려치기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원성을 사왔다”며 “더욱이 신사업 확장이라는 이름으로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까지 대기업이 넘보며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LG 등 대기업들이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내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사 원본 보기 : http://www.news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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