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유출 GS칼텍스 회장에 환경의 날 ‘무궁화장’ 훈장 [한겨레 2005-06-10 19:12]
[한겨레] 올해도 두차례 사고·은폐 시도…검찰 “유출량 2리터 아니라 147리터” 정부가 기름 유출사고를 일으킨 정유회사의 회장을 환경 공로자로 선정해 최고 등급의 훈장을 줘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허동수 지에스칼텍스 회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줬다. 무궁화장은 최고 등급의 국민훈장으로, 환경의 날 정부 포상에서 무궁화장이 수여된 것은 처음이다.
환경부는 허 회장의 대표적 공적으로 “지속가능발전 기업협의회(KBCSD)를 창설하여 기업의 패러다임을 ‘사회공존’으로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국가적 환경 현안에 대한 기업별 개선사항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통로 구축에 기여한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노동계에서는 “지에스칼텍스(옛 엘지칼텍스정유)는 10년 전 씨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를 조작하고 은폐했을 뿐만 아니라 올 들어서도 두 차례나 바다로 기름을 흘려보내는 사고를 일으키고 축소·은폐를 시도했다”며 포상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허 회장은 지에스칼텍스의 최고 경영자로서보다는 지속가능발전 기업협의회를 창설하는 등의 공적에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지에스칼텍스는 지난달 18일 여수공장 기름 유출사고 때 사고 발생 신고를 늦추고 사고 조사 관계자들의 출입을 통제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다. 회사는 같은 달 30일 부사장 이름으로 잘못을 시인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9일 유출된 기름량이 147ℓ에 이르다며 회사와 회사 실무자를 수질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기름 유출량이 2ℓ에 불과하다는 회사 쪽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또 사고는 유류 등을 저장하는 작업용 집수조에 빗물 유입을 막는 덮개를 설치하지 않고, 이물질에 막혀 있는 집수조를 방치하는 등 설비투자 미비와 환경의식 부재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