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씨가 약 22.5%를 소유하고 있고,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의 장남인 구형모씨가 22.5%,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의 장남인 구웅모씨가 45%, 서브원이 10%씩을 갖고 공동 소유하고 있다.
해당 토지의 면적은 9만8678m²(2만9850여평)에 달한다. 이곳 주변으로 대형 콘도와 팬션들이 개발 호재를 타고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LG유통에서 분사된 LG서브원이 곤지암리조트를 개발하면서 오너 일가에게 천문학적인 시세 차익을 안긴 것으로 최근 주목받는 땅이기도 하다. 지산리조트와 LG인화원 사이에 있는 임야를 포함하고 있는데다 최근 개발호재로 인해 땅값이 급등하고 있다.
LG가 3세들이 보유한 부지 맞은편의 1만3000m²(4000여 평) 부지에는 대형 주택단지가 개발되고 있다. 서울 문정동 특전사 여단이 이천시 관리로 옮겨오면서 5000세대 규모의 아파트도 건립될 예정이다.
또 LG가 3세들이 보유한 부지에는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곳의 한 주민은 “개발을 위한 진입로나 기반 시설 공사는 마친 상태다. 시청의 준공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부동산업자들은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부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LG가 3세들이 보유한 부지는 단일 소유자이기 때문에 협상이 용이하다. 그것이 소문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7일 <시사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 땅의 거래과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이 땅 거래가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김화중 사장이 작고하면서 오너가 3세에게 증여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수백억원 시세 차익 포기 왜?
하지만 이 땅을 LG유통이 그대로 보유했다면 적어도 수백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LG유통은 무슨 이유에선지 LG인화원이 들어서면서 개발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땅을 팔았다. 회사가 큰돈을 벌 수 있음에도 오너가 3세에게 시세 차익을 거둘 기회를 양보한 셈이다.
이와 관련 LG관계자는 “인화원 주변을 개발할 계획은 없다”면서 “시세차익을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인화원 주변이 난개발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990년 제정된 5·8 조치 때문에 기업이 보유한 땅을 모두 팔아야 했고 LG유통이 보유한 땅도 내부 논의를 거쳐 오너 3세들에게 넘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 땅은 원래 1988년부터 희성산업 소유였다. 1991년 1월에 LG유통의 소유가 됐다가 1992년 1월에는 LG패션 계열사인 고려조경의 정타 전 대표가 매입했다. 정 전 대표는 이 땅을 사기 위해 위장전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전 대표는 1999년 4월 이 땅을 다시 구자경 명예회장의 맏사위인 김화중 전 희성금속 사장에게 팔았다.
LG계열사 돌고 돈 ‘이천 땅’
이 같은 여러 단계의 매각과정을 거친 끝에 결국 이 부지는 지난 2004년 LG서브원이 LG유통에서 분사되기 전에 결국 LG그룹 오너가 3세에게 넘어갔다. 이천 땅이 개발되면 구광모씨를 포함한 3세들은 거액의 시세 차익을 챙기게 된다. 이미 LG가 3세들이 대거 보유한 마장면 해월리 일대는 최근 개발 호재로 땅값이 급등한 상태였다.
한편 구광모씨의 이 같은 토지매입은 LG의 지분매집 시점과도 비슷하다. 따라서 토지 매매가 LG가 3세 승계 구도와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LG가 3세인 광모·형모·웅모씨가 토지를 매입한 때는 2004년 3월이다.
광모씨는 현재까지 LG가 3세 가운데 땅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LG가 3세들이 갖고 있는 전체 90만m²의 땅 가운데 절반 정도인 40만m²가 광모씨 소유다. 지금 매각한다면 광모씨는 현금 1500억원가량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이 자금이 경영권 승계과정에 소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40대 미만 주식부호 1위 구광모
한편 광모씨는 지난 2004년부터 지주회사인의 (주)LG의 지분도 동시에 늘려오고 있다. 2004년 전까지만 해도 0.26%에 불과했던 광모씨의 (주)LG 지분은 오너 일가들이 보유 지분을 몰아주면서 4.67%까지 늘어났다.
구본무 회장(10.51%), 구회장의 셋째 동생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7.58%), 구 회장의 둘째 동생이자 구광모씨의 생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5.01%)에 이어 4대 주주이다. 이로 인해 그는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평가한 만 40세 미만 젊은 주식 부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광모씨가 지주회사 지분을 추가 매수하려면 거액이 필요하다. 구회장 지분을 상속받는다고 하더라도 거액의 상속세를 물어야 한다. 이 과정에 소요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토지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을 광모씨에게 안겨준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기업 이익을 우선시해야 할 최고경영자가 자기 임무를 저버린 것으로 매매 가격에 따라 배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