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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기다려라…" 황당한 LG유플러스 AS 정책
상품 홍보ㆍ마케팅에는 적극, 사후관리에는 뒷짐…`소비자만 골탕`
AS센터 팀장 "장애 접수 후 24시간 내 처리하면 문제 될 것 없다"
"우리 쪽 문제라면 하루치 사용분에 대한 요금을 깎아주면 된다"
길재식 기자 osolgil@dt.co.kr | 입력: 2010-08-09 17:43 | 수정: 2010-08-09 18:02
LG유플러스의 `황당한' AS(애프터서비스) 정책에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사업자들이 통합 상품 홍보ㆍ마케팅에는 열을 올리면서 정작 중요한 사후관리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원 이모씨(41)는 지난 8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황당했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가족들과 평소 즐겨보던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TV를 켰지만, TV 화면에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만 떴다. 확인해 보니 전날 저녁까지 문제가 없던 IPTV는 물론 인터넷과 전화까지 집안 방송통신 서비스가 모조리 `올스톱' 돼 있었다.
이에 서비스사업자인 LG유플러스 AS센터에 전화로 문의했지만 AS센터 직원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터무니없었다. 일요일이어서 AS 기사들을 보내 줄 수 없으니 정식 근무가 시작되는 월요일까지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실랑이 끝에 당직 팀장과 통화한 결과, 낙뢰로 지역 200여세대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AS가 폭주해 오늘 중으로 처리를 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처음에는 일요일이어서 AS를 해줄 수 없다고 하더니 소비자가 항의하자 말을 바꾼 것이다.
인력 부족 등 자신들의 사정으로 AS를 해 줄 수 없으니 AS 기사를 보낼 때까지 무조건 기다리는 것이 LG유플러스 AS센터의 일관된 답변이었다.
더 황당한 것은 LG그룹의 자회사인 LG유플러스에 소비자가 AS에 대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는 서비스 차질에 대한 피해보상 규정이나 해지 규정 등은 없었다. 실제 이씨가 AS센터에 문의했더니, 센터측은 AS 제공 시점과 그렇지 못할 경우 어떤 보상을 하는 지 등 소비자 피해보상규정은 약관 등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명문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LG유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다 문제가 생겨도 회사가 조치를 취해주지 않을 경우 이렇다 할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AS센터 김봉한 팀장은 "AS는 내부적으로 고객이 접수한 지 24시간 안에만 처리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우리 쪽 문제라면 하루치 사용분에 대한 요금을 깎아주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항의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이모씨는 "통신서비스는 잠시도 멈춰서는 안되는 것이고, 멈췄다면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요금을 받는 서비스사업자의 기본 책무"라면서 "이날에만 동네에서 200여세대가 AS를 신청했다고 하는데 나처럼 따지지 않으면 이유나 내부 AS규정에 대해 들을 수 있겠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이씨는 "서비스 사업자가 매달 꼬박꼬박 요금을 지불하는 소비자가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원칙 없는 서비스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LG라는 국내 대기업의 브랜드를 걸고 하는 서비스가 이렇게 형편없어서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결국 다음날인 9일 오전 10시20분에서 정상적인 LG유플러스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만 27시간만에 다시 정상 서비스로 복귀한 것. 하지만 지난 27시간 동안 TV, 전화,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한 손해는 고스란히 이씨 가족의 몫이다.
이씨는 LG유플러스의 서비스를 이용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지난 3월 비용절감을 위해 TV와 전화, 인터넷을 묶은 통합서비스 상품에 가입했지만, 요금도 저렴하지 않고 상품 품질도 떨어지는 데다 서비스까지 형편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금이라도 서비스 해지를 하고 싶지만 3년 약정으로 가입해 적지 않은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씨 같은 고민을 하는 LG유플러스 고객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전신인 LG파워콤 시절부터 인터넷서비스 사업자 중 소비자관련 피해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5월 한국소비자원이 2008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1년간 접수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사례 375건을 분석한 결과 LG파워콤이 131건으로 가장 많았고 SK브로드밴드 91건, KT 60건 순이었다고 14일 밝혔다. 가입자 100만명 당 피해 접수 건수도 LG파워콤이 58.1건으로 SK브로드밴드(25.2건)의 두 배가 넘었고 KT는 9.0건이었다.
길재식기자 osolgil@
●기사 원본 보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0809020199576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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