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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은커녕 등골을 빼 먹었다”
지난해 봄부터 230일째 LG트윈타워 빌딩 주변에서 플래카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신우 데이터 시스템의 김종혁 사장.
그는 폭설이 지나간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지난 1월 5일, MBC정문 앞 시위장을 여전히 지키고 있었다. LG전자가 김 사장을 상대로 명예훼손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 일부 받아들여져 그는 LG전자 빌딩 300m 바깥에서만 시위를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LG 전자와 신우데이터시스템의 갈등은 대기업과 하도급업체간의 갈등이 핵심이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LG전자의 탈세 사실도 드러났다. <뉴스포스트>는 LG전자와 신우의 계속되는 분쟁을 알아보았다.
LG전자가 지난 2004년~2005년 사이 PC 사업체인 LG IBM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 가공매입을 통해 탈세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영등포세무서는 LG전자가 LG IBM을 합병하는 과정에 3억3,596만원 상당의 가공매입 사실을 적발해 법인세 400만원 및 부가세 5,700만원을 합쳐 6,100만원 상당을 납부하라고 지난 12월 4일 고지했다.
이번 과세 예고는 LG전자와 이코리아가 허위거래계산서를 통해 물건을 수취한 것을 신고해 일부는 사내판매 및 판촉용품으로 비용 처리한 것이 가공매입으로 인정된 것이다. 이에 대해 영등포세무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사내 판매한 것으로 제출한 상품의 모델이 아니며 판촉용품으로 비용처리한 것도 실질 거래가 있는 것인지 서류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등포세무서 관계자는 또 “LG전자 측에 물품의 구매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운송, 보관, 상하차, 판매에 대한 증빙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했지만 LG전자가 서류를 찾을 수 없다며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공매입을 통한 비용 처리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영등포세무서는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 금액이 자료상 판정기준이 3억 이상에 해당되므로 매입세액을 불공제 경정하고, 허위세금계산서 수취에 따라 통고처분하며 이코리아와 LG IBM PC간의 조사는 관할 세무서에 자료파생하고 조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세무서, 6100만원 탈세 통보 후 종결
LG전자 “불공정거래 사실 없다” 입장
한편 이번 조사는 이코리아-LG전자 간의 가공매입을 통한 비용처리에 대해 김종혁 사장이 제출한 증거서류에만 근거해 진행된 것으로 LG IBM 흡수합병 과정에 벌어졌을 수 있는 전체 가공매입 여부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난 5일 <뉴스포스트>와 통화한 LG전자 조중권 부장은 “적절한 법률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세부적인 것은 법률적인 사항이라 변호사들이 알아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LG전자의 입장에 대해서도 “신우와 LG전자 쪽 창구가 있어서 그동안 얘기가 진행돼 온 것으로 안다. 신우와 1년 넘게 이 같은 관계를 끌어오면서 도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신우 측 얘기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남용의 불공정거래 부문에 대해서는 제 3의 기관인 공정위에서 이미 무혐의 처리를 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과징금 문제 역시 이코리아가 신우의 자회사였던 만큼 신우의 이코리아의 탈세에 대한 과징금 부과 여부에 대해서도 함께 거론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신우측 주장은 다르다.
신우 김종혁 사장과의 일문일답.
인터뷰/ 신우데이터시스템 김종혁 사장
-추운 날씨인데도 오랜 기간 동안 LG 사옥 앞에서 시위를 계속하는 이유는.
“주장하는 바가 정당하고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탈세, 허위거래에 14년된 대리점을 이용하고 폐기시켰다. LG전자는 우리 회사가 12년간 독자적으로 일궈온 홈플러스 시장 등을 독차지하기 위해 잔인하게 영업권을 강탈했다. 검찰조사에서도 공식적인 통보나 공문서 한 장 없이 폐기시킨데 대해 검사가 화를 냈을 정도다.”
-LG전자가 그같은 조치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
“LG전자가 주장하는 바는 신우가 적자기업이며 부실기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우는 1998년부터 4년간 LG IBM 우수 대리점 종합우수상을 받은 기업이다. 2003년과 2004년에도 우수대리점 선정 대신 신설한 ‘위너서클’ 업체로 선정됐다. 홈플러스 등 전국에 구축한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을 뛰어넘을 정도로 당시 독보적인 실적을 보였는데 이런 업체가 2005년 들어 갑자기 부실기업이 되었다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토사구팽 당한 것이다.”
-어떤 과정을 겪었나.
“2005년 LG IBM이 LG전자에 흡수합병되면서 그해 2월 LG전자는 기존의 여신 한도 이상의 물품거래에 추가 담보를 요구하면서 홈플러스 측으로부터 지급받을 매출 채권에 대한 채권 양도를 요청했다.
나는 여신 구매한도를 올리는 것이 회사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LG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였는데 LG전자는 이후 신우에 대한 여신 구매 한도를 늘리기는커녕 그해 7월 매입 채무 잔액의 감소 및 추가담보 제공을 요청했다.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대리점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살고 있던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사채를 끌어오는 등 최선을 다해 5억원의 추가 담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LG전자는 매장 확대와 그에 따른 지원 등의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무리한 요구만을 강요했으며 매장 특성상 60일로 되어 있는 입금 일자도 30일로 단축해 회사의 채무가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는 신우의 여신 구매 한도를 상회하는 채무금액과 홈플러스 매장 내에서 신우의 지속적인 클레임 등을 이유로 물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어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압류가 들어오기도 했다.
결국 신우는 2007년 8월 LG전자의 대리점에서 판대대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고 LG전자는 그제서야 신우의 매출채권 계약을 풀어줬다. 하지만 판매대행 수수료가 6%대로 낮아 직원들 임금을 주기도 빠듯한 상황이었다. 판매대행사를 하는 1년 반 동안 판매수수료를 제 날짜에 받아 본 적이 없어 임금을 주기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LG전자가 하도급 업체를 상대로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건가.
“삼성 등은 오히려 하도급이 철저히 독립되어 있다. 우리보다 훨씬 적은 규모의 회사도 이렇게 하지 않는데 LG전자만 유일무이하게 위장 도급사를 내세운다거나 하는 것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삼성의 경우, 대리점을 철수할 때는 지역별로 특판권을 주거나 2년의 적응 시간을 준다. 나는 전국을 통해 가맹점을 했는데 대책없이 내몰았으며 심지어 직원들에게 직거래 한다고 소문을 퍼뜨리거나 물건을 안주는 가하면 덤핑처리하고 회사와의 전화도 단절되는 등 심하게 대했다. 함께 시위를 한 사람 중에 위장 도급사인 LG엔시스 직원이 있었는데 경영권은 없고 모든 것을 LG전자의 지시를 받는 한마디로 ‘바지사장’이었다. 이들은 재판 결과 법원 1심과 고등법원 판결에서 각각 승소해 현재 복직한 상태다.
신우로 봐서는 위장 도급사인 ‘휴먼세상’에 도급을 넘기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검찰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근거가 일부 나온 것으로 안다. LG전자 측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정상적인 입찰과 평가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 번도 입찰 과정에 참여한 적이 없다.
휴먼세상은 자본금이 1억원에 불과한 회사인데도 직원은 500명이나 된다. 또 대표가 LG전자 법무지원 그룹장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휴먼세상 직원들은 LG트윈빌딩에서 출입증을 발급해 주고 LG전자의 업무 지시를 받는다. 또 PCMS라는 제도가 있어서 LG전자로부터 매출 성과, 판매가격, 근무지 이동 등 모든 업무지시를 받고 전산으로 피드 백하도록 하여 통제하고 있다.”
-LG전자에 요구하는 핵심은.
“거래 종결을 앞두고 2008년 10월부터 12월에 대한 판매대행 수수료를 LG전자가 지급하지 않았다. 약 1억 정도 되는데 이것을 정산해 주길 바란다. 회사가 도산신고를 하면서 직원 15명에 대한 임금은 정리해 주었다. 하지만 나머지 10명 정도가 임금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생계비에 해당한다. 검찰에서도 인건비를 해결하라고 LG전자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
-1억원 정도면 LG로선 많지 않은 금액인데 왜 지급을 안하고 있나.
“아마 고의적으로 판매수수료를 주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주지 않는 것 같다. 홈플러스에서 임의 반품이 있었다는 빌미였다. 판매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인건비를 주지 못해 2008년 하반기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직원들로부터 4건의 고발을 당했다.”
-LG전자와 이코리아간의 탈세 사실을 제보했나.
“그렇다. LG전자가 자회사까지 동원하는 등 교묘하게 편법거래를 한 것을 국세청에 제보했으나 당시에는 조사를 관할 세무서에서 서로 미루는 등 진전되지 않았다.
이번 세무조사로 LG전자의 탈세혐의를 밝혀냈지만 나에게도 1억4,000만원의 추징금액이 내려졌다. 2005년 LG전자의 탈세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거래 상대자인 나부터 탈세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나의 여러 주장이 사실임을 입증하고 싶었으며 이제야 하나씩 진실이 밝혀지는 것 같아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LG전자는 추징금액이 큰 액수가 아니므로 아마도 바로 납부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부담스런 것이 사실이다.”
-언제까지 이 시위를 계속할 작정인가
“검찰에서 밝혔듯이 지금 나는 생계가 막연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인건비를 정산해 주면 그만 둘 것이다. 또 하도급엄체에 대한 불공정행위에 대해 LG전자의 공식 사과를 바란다. LG전자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집까지 경매 당했다. LG전자 같은 대기업이 협력업체를 1년 만에 내팽개치면서 수수료도 안주는 행위는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기사 원본 보기]
http://newspost.kr/article/view.php?&ss[fc]=21&bbs_id=news&doc_num=2526
2010년01월19일 19:03:31초
김희정 기자 penmoim@hanmail.net의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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