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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2003-01-02 14:44:08, Hit : 5443, Vote : 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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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사문서 부정발급 '논란'... 충격 또 충격... 일요시사 2003 신년호

일요시사.. 14 경제면..  2003. 1. 12(일) 제365호 신년호


      = LG전자 강서빌딩 건물 대문짝 만하게 나오고...=

1. LG전자 운전경력증명서 부정발급
서비스직 근무 증명서, 개인택시면허로 둔갑

  LG전자가 운전경력이 없는 명예퇴직자들에게 운전경력이 있는 것처럼 경력증명서를 발급, 개인택시면허 취득케 함으로써 ‘사문서 위조’ 의혹을 받고 있다. 더욱이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불법운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됨으로써 LG전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LG전자가 운전경력이 없는 명예퇴직자에게 운전을 한 것처럼 운전경력증명서를 부정발급,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담보로 사문서를 위조했다는 측면에서 파장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세간에 떠돌던 LG전자의 ‘사문서 위조’ 풍문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동안 떠돌았던 풍문은 “LG전자가 퇴직자들의 불만무마용으로 경력사항을 위조,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게 해주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LG전자 서비스센터 퇴직자 김주성(57·가명)씨가 개인택시면허를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민원이 서울시에 접수되면서부터다. 이후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서울시로부터 민원을 이첩받은 중랑구청과 경찰서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내근직 직원이 운전직 둔갑(?)

  서울시에 접수된 민원은 김씨의 경우 서비스직으로 근무했다는 경력증명서만으로는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자격요건에 부합되지 않자 운전경력증명서를 회사측으로부터 발급받아 지난 2001년 6월 8일 개인택시면허를 허가내주었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법률적으로 개인택시를 양도 또는 양수할 수 있는 자격은 △사업용 차량(버스운전수, 영업택시 등) 운전자는 4년간에 3년 동안 무사고 운전경력 △비사업용 차량(일반회사 운전직으로 고용된 기사) 운전자는 7년간에 6년 동안 무사고 운전경력 등에 충족해야 한다.

  LG전자 서비스직으로 근무했던 김씨의 경우 개인택시 면허취득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다. 즉 허위 운전경력증명서가 발급됐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이 민원과 관련, LG전자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민원인들과 LG전자, 중랑구청 간의 갑을논박이 한창이다. 논쟁의 핵심은 자격문제와 사문서 위조 여부.
민원인들은 김씨의 경우 LG전자 근무 당시 ‘내근직’으로만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운전직이라는 경력사항을 인정받을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버젓이 개인택시면허가 발급됐다는 것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원인들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게 주변의 중론이다. 실제 김씨가 내근직 직원이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김씨가 2001년 4월 20일 퇴직하기 하루 전 작성된 ‘가전기술상담파트 비상연락망’에는 김씨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 가전기술상담파트는 사무실 내에서 전화로 상담업무를 처리하는 곳이다.

  입사 때부터 같이 근무했다는 박상원(53·가명)씨의 증언도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박씨는 “김씨는 78년 입사 때부터 엇비슷하거나 같은 부서에서 일을 같이 해왔다”면서 “나와 함께 내근직 서비스직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어떻게 까다롭다는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서비스기사=운전직(?)

  반면 중랑구청 담당자는 김씨가 개인택시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회사로부터 운전 경력증명서를 발부받아 확인절차를 거쳐 운전경력이 입증됐기 때문에 서류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이 문제는 선임자가 처리한 것이고 지금 다시 동일한 서류를 제출한다면 절대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중랑구청으로부터 운전을 했다는 경력사항을 확인하는 회보서에 운전직이 아닌 ‘서비스기사’로 표기하고, 운전직이 주업무가 아님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해명했다. 결국 자의적 판단에 따라 허가를 내 준 구청에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씨의 개인택시면허 취득과정에서는 의문이 가는 대목이 많다. 우선 운전직을 확인하면서 증빙서류가 되는 운행일지를 제출받지 않은 이유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박씨에 따르면 LG전자는 회사의 차량을 운행할 경우 운행일지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운행일지를 확인하면 이런 논란은 한번에 불식시켜버릴 수 있다. 그럼에도 중랑구청은 LG전자로부터 김씨에 대한 운행일지를 제출받지 않았다.
중랑구청 담당자는 이에 대해 “운행일지를 받은 적은 없다”며 “LG전자에게 운행일지를 요구했으나, 회사측에서는 운행일지를 아예 작성하지 않고 있으므로 제출할 서류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취득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운행일지를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보관은 센터 자체적으로 보관하므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확인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위장전입(?)한 부분도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 김씨는 퇴직 당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거주했다. 그러나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한 곳은 해당 구청인 강서구청이 아닌 중랑구청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김씨는 강서구청에서 운전직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요구, 면허를 받을 수 없게 되자 중랑구청으로 가서 서류를 접수시켰음이 확인됐다”며 “아마 중랑구청에서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추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관악구청선 위조 적발 면허 취소

  하지만 민원인들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주소지를 변경시켜 면허를 받은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운전하지 않은 사람을 운전경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 면허를 내준 것은 구청의 과실이라는 지적이다.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김수민씨(가명)는 “김씨가 발급받은 것을 보고 똑같이 서류를 작성, 중랑구청에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며 “동일조건으로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거절한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행정조치며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민원인들은 LG전자와 관련된 개인택시면허 취득사례가 일반 대리급 이상에서만 이뤄졌다는데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반 대리급은 관리자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위치로 내부정보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원인들이 조사한 LG전자 퇴직자 중 불법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한 혐의를 두고 있는 사람은 모두 10명이다. 이중 4명은 서울 근무자이고 나머지 6명은 지방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K센터 업무담당을 지낸 허삼수(가명)씨의 경우 퇴직 후 서비직을 운전직으로 고쳐 개인택시를 취득했다가 적발, 개인택시 면허가 취소됐다. 이때 경력증명은 LG전자 인사담당자가 위조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에서 근무 중 내부고발을 했다가 지난 99년 퇴직한 정국정씨는 “95년 이후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운전직이 없어졌음에도 LG전자가 김씨의 경력증명서를 서비스기사로 표기했다”며 “이는 사문서 위조라고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발급받은 면허로 서울 시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개인택시를 불법 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또 “내부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대리급 이상에서만 일어난 것에 대해 의구심을 저버릴 수 없다”며 “LG전자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자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특정인에게 개인택시를 발급받도록 불법을 저지른 최소한의 기업의 양심을 저버린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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