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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자 우대? LG그룹의 이상한 인사원칙
내부고발자는 강제해고! 전과자는 출소직후 복직
김경탁 / 차지혜 기자
능력을 인정받던 우수사원에 대해 납품비리를 회사 감사팀에 제보한 죄로 장기간 왕따 시키다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트집잡아 해고시켰던 회사가 모해위증죄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살고 나온 또 다른 직원은 출소직후 복직시켰다면 그 회사의 인사원칙은 뭐라고 봐야할까?
LG엔시스 "다 지나간 일…예외도 있을 수 있다"
LG전자 왕따 이메일 사건 끝나지 않는 법정투쟁
국내 최초 사내 왕따에 대한 산재승인을 받고 7년째 LG그룹을 상대로 외로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정국정씨.
오랫동안 검찰과 대기업의 부당한 행태에 맞서 싸우면서 억울함을 느껴왔던 정씨에게 얼마 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일이 있었다.
정씨를 왕따 시키라는 메일을 보내고도 오히려 정씨가 이메일을 위조했다고 '모해위증'을 한 죄로 법정 구속돼 6개월 실형까지 살았던 김 아무개가 출소 직후 복직이 됐고 지난 6월에는 표준협회가 수여하는 상까지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이다.
설마설마 하면서 들어가 본 LG엔시스(과거 정씨가 근무했던 LG전자 컴퓨터 사업부가 분사돼 만들어진 회사) 홈페이지에는 김씨가 표준협회 서비스경진대회 혁신우수사례상을 수상하고 상패를 받았다는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기사에는 특히 정씨가 평생 절대로 그 얼굴을 잊을 수 없는 김씨가 자랑스럽게 상패를 맞들고 있는 사진도 함께 게재되어 있었다.
LG그룹 사규 징계 심의 기준에는 "법에 의해 기소된 경우, 금고 이상의 형 확정시, 금고 미만의 형을 확정 받은 경우 회사의 공신력/명예/위신을 손상시킨 경우" 등에 대해 해고나 권고사직 등의 중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신과 관련된 사건으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살았던 전과자가 출소 직후 복직됐다는 소식은 7년째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정씨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정씨가 왕따를 당하는 계기였던 납품비리 사건의 당사자들이 고작 '감급'(LG그룹 사규 징계 심의 기준에 따르면 6단계의 징계 중에서 다섯 번째 단계)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의 허탈감은 배가 됐다.
LG엔시스 "단지 사진이 실렸을 뿐"
▲LG전자 왕따 사건에서 모해위증죄로 6개월 실형을 받았던 김 아무개씨.
김씨는 2005년 1월20일 서울중앙지법 재판에서 왕따 이메일 사건과 관련한 모해위증(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해 피고인, 피의자 또는 징계혐의자에게 모략을 써서 해칠 목적으로 죄를 범함)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LG엔시스 관계자는 회사 홈페이지에 김씨가 상 받는 사진이 실려 있는 것과 관련해 '전과자는 사내 법규 상 징계 혹은 파면 대상이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다 지나간 일"이라며, "예외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근무 기간 내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지금은 어떻게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로 승승장구할 수 있는지'를 묻자. 이 관계자는 "단지 사진이 실렸을 뿐, 그가 회사를 대표해 상을 받은 것이 아니고, 상은 분명 회사에게 내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표준협회 관계자의 설명은 좀 달랐다. 서비스경진대회는 각 사별로 여러팀이 출전하는 품질분임조 성격의 대회이고, 상패를 받은 사람 사진이 실렸다면 그 팀의 멤버 대표 자격으로 받았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정씨가 LG전자에서 강제퇴사 당하던 당시 징계 사유는 '업무상 지시불이행'과 '복무규정 위반'이었다.
정씨는 "왕따 메일이 발송된 시점을 즈음해 나에게서 회사 이메일ID를 회수하고, 몇 달 동안 업무도 주지 않고 왕따를 시키던 상사가 어느 날 '퇴직원'을 제출하라고 하더라. 내가 이행하지 않은 업무상 지시는 그게 다였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12월 정씨에게 '투명사회상'을 수상한 한국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정국정씨는 1993년 LG전자 사원 중 혁신마인드를 가진 사람으로 구성된 '청년임원회의' 간사로 활동했을 정도로 인정받는 사원이었다.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정국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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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다시 검찰…핑퐁게임
검찰, 구자홍 전 LG전자 회장 모해위증
피소 사건 추가 조사 없이 무혐의 판정?
검찰은 왕따 메일 사건의 핵심 인물중 한 명인 구자홍 당시 LG전자 회장(현 LS그룹 회장)에 대한 정씨의 모해위증 교사 혐의 등 고소사건에 대해 경찰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고 나흘만에 추가조사 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구 회장은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동대문경찰서의 출석요구서를 두 차례나 받고도 끝내 대리인을 보내 조사를 받았고, 어떻게 된 연유인지 완강해 보이던 동대문경찰서는 직접 조사를 포기하고 지난 6일 검찰에 사건을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검이 서울고등검찰청의 3번에 걸친 구 회장에 대한 재기수사 명령을 거부한 것처럼 경찰에서 이 사건을 송치 받은 서울북부지검도 구 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 없이 발 빠르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씨가 지난 4월 경찰에 낸 고소장에서 주장했던 구자홍 회장의 혐의는 3가지였다.
△2000년 7월10일경 정씨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첨부 서류인 '정 대리 주장에 대한 면담 결과표' 임의 변조
△2001년 10월 엘지전자 회사 차원에서 집단 따돌림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원본 이메일을 제출하지 않고 은닉
△2003년 3월 (왕따 메일을 발송한) 김 아무개 대리의 변호사 비용을 회사 비용으로 지출해 주주에게 손해 끼침.
무혐의 판정과 관련해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는 7월26일 해명자료를 내고 "면담 결과표 변조는 공소시효가 7년으로 공소시효가 사흘 남은 상태에서 경찰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뒤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구 회장을 소환하지 않고 무혐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북부지검은 "송치된 범죄사실 가운데 공소시효가 임박하지 않은 일부 모해증거인멸 및 업무상 배임 관련 부분은 사건 관할권이 있는 서울 남부지검에 이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서울고검의 재기수사 명령을 끝끝내 거부해 지난 1월9일 정씨로부터 '직무유기' 고소를 당한 3명의 검사가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
사문서위조혐의에 대해 1심 무죄판결을 받은 정씨는 구 회장 등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으나 서울고검에서 세 번에 걸쳐 "무고범을 색출하라"는 재기수사 명령을 남부지검에 하달했지만 담당검사들이 번번이 구 회장을 불기소 처분한 것이 이유였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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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7 [17:21]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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