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lgnews.co.kr
|
Copylight
GJ Microsystem Since 2002
|
|
![]()
|
|
|
|
|
|
|
|
 |
1 |
|
| View Articles |
|
 |
Name |
| 법률신문 | (2006-10-20 00:04:04, Hit : 3812, Vote : 900) |
|
|
| Subject |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관한 소고 |
|
|
[2006년 10월 12일 제 3497 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관한 소고
전삼현 숭실대법학과 교수
I. 문제제기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이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 또는 그것에 가까운 악의’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경우, 그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실손해액과는 관계없이 고액의 배상금을 가해자에게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미국의 예를 보면 부과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실손해액의 2배부터 몇만 배까지 달하는 경우도 있다.
원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현행 민법상 손해배상 제도의 미비점인 손해배상의 범위 및 위자료 산정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영미법계에서 판례를 통하여 이용되는 제도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소액 다수 또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대기업이나 국가 등의 위법행위로 인한 집단적 소송 또는 공익적 소송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수단으로 이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대기업이나 국가 등의 위법행위로 인한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하고 각 피해자의 피해 규모는 작지만 전체의 피해 규모가 막대한 경우에는 기존의 민법상 손해배상제도로는 각각의 피해자가 인정받을 수 있는 손해규모보다 침해자가 그러한 가해행위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범위가 매우 큰 경우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방적 조치로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국가가 공익을 위하여 행사하여야 할 징벌권과 예방기능수행의무를 “과다한 금전적 배상”이라는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에게 이양시키는 제도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도입 등에 관하여는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II. 징벌손해배상제도의 본질에 대한 검토
1. 보호법익에 대한 검토
법이란 이를 통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이 존재하여야 하며, 그 보호받는 법익이 과도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경우 이는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할 수 있다.
징벌손해배상제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일반 손해배상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과는 그 본질면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우선, 일반손해배상법은 피해자 개인의 재산과 정신적 안정을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 즉, 일반손해배상법은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개인재산만을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고,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와 관련하여서는 피해자 개인의 재산 뿐만 아니라 피해자 개인의 정신적 안정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
반면에 징벌적 손해배상법은 개인의 재산권이나 정신적 안정이라는 민사법상의 보호법익 이외에도 ‘징벌을 통한 유사한 불법행위의 재발방지’라는 형벌이론을 도입하여 ‘응보와 예방’이라는 ‘사회적 이익의 충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 (이점인, ‘징벌적 배상제 도입방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2005.12, 각주 40).
따라서 민사법이 추구하는 개인의 이익보호와 형사법이 추구하는 사회적 이익보호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법제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라고 할 수 있다.
2. 위헌성 검토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미국판례들 중 대부분이 위헌성 공방을 벌인바 있다. 1967년 미연방 제2항소법원은 Roginsy v. Richardson-Merrell 사건 (378 F. 3rd. 832, 2d. Cir., 1967)에서 최초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기업에 대하여 과다하고 제한없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기업을 소멸케 하는 행위”라고 판시함으로써 징벌적 손해배상의 위헌성 논쟁이 시작된 바 있다.
위헌성 논란의 쟁점은 이중처벌금지조항 위반여부와 과도한 벌금의 금지조항 위반여부, 적법절차 조항 위반여부였다.
우선, 이중처벌금지조항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은 악의적인 불법행위에 대하여 부과되는 것으로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 외에도 관련법에 따라 형사처벌도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 미연방수정헌법 제5조에서 언급한 이중처벌금지조항에 위반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또한 Murphy v. United States 사건에서도 법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였음에도 다시 형사처벌을 가하였거나, 사후 징벌적 손해배상을 가할 때 형사처벌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Ingraham v. Wright 사건(430 U.S. 651, 1977)과 In Palmer v. A. Robins 사건(684 P. 2d 187, Colo., 1984)에서는 상기의 조항은 형사적 제재에 있어서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처벌을 금지하기 위해 적용되어 왔으므로 이 조항은 오로지 형사처벌의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은 민사처벌의 경우에는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단순한 손해전보를 목적으로 민사책임의 성질만 갖는 것이 아니라, 형사법의 본질인 징벌적 성질과 예방적 성질을 모두 갖는 제도인 점을 고려하여 볼 때에 상기판결에 대한 논란들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가장 논란이 많이 되는 것은 적법절차 조항 위반여부였다. 즉,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배심에게 부당한 재량권을 부여한 것으로서 미연방수정헌법 제14조의 적법절차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문제제기다.
이와 관련하여 연방법원(Honda Motor, Co., Ltd. v. Oberg., U.S., 114 S. Ct. 2331, 1994.)은 적법절차는 어떠한 경우이든 법절차가 기본적인 공정성이라는 전통적인 관념에 부합한다든가, 공정성 및 적정성이라는 사회적 관념을 위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공정성이나 적정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한 1996년 Gore 사건(BMW of North America, Inc. v. Gore, 517 U.S. 559 (1996))에서도 ‘적정절차 위반(due process)’에 위반한다는 이유로 징벌배상액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러한 미국의 판례는 우리나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는 경우 이중처벌금지조항의 문제와 법원판사에게 광범위하게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주어지는 것이 ‘방법상 적절’한지에 대한 위헌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3. 민사책임의 법체계적 검토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손해배상의 범위는 민법 제393조에 의거하여 실손해액 배상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보호법에 의한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서도 일부피해유형에 대해 손해배상의 구제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민법 제393조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만으로는 공권력의 남용에 의한 신체적 자유나 프라이버시의 침해와 같이 실제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피해자의 구제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비판들이 많았다.
또한 기업이 영리추구를 위해 소비자에 대해 제품 안전성을 기망하거나 수선해야 할 하자를 알면서도 방치하는 경우는 물론, 공해원인인 폐수의 불법적 방출로 인한 손해 발생의 경우 등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는 현대사회의 불법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장래 재발을 억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손해를 배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현행 민법체계를 징벌적 배상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는 민법상의 책임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4. 징벌적 손해배상의 범위 검토
미국의 경우를 보면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재산상의 손실전보 이외에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징벌배상과 관련하여 그 배상을 받는 정신적 고통의 범위를 ‘정신적 괴로움, 정신적 고뇌, 정신적 충격, 경악, 공포, 슬픔, 수치심, 당황감, 분노, 억울함, 실망, 걱정과 같은 정신적 반응’ 모두를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손해배상의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상당성이 없는 인과관계만 존재한다하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게 되어 종래의 손해배상의 범위인 ‘상당성 이론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는 경우 민사책임 관련법의 전반적인 개혁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성문법체계를 따르고 있어 민사법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혁이 전제된다.
III. 우리나라에서의 입법논의 현황
현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입법방식으로는 민법,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이하 ‘신문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등의 개정이다.
우선 민법개정과 관련해서는 참여연대의 안이 가장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민법 제750조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①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신설) 고의적이거나 악의적인 의도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 대해 법원은 동 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①의 범위를 넘는 손해배상 액수의 지급을 명할 수 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은 2004년 8월 신문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여 언론피해자의 적극적인 피해구제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으나 이에 대한 반론이 커서 법개정을 단행하지 못한 바 있다.
또한 정보통신부는 2006년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여 기업이 개인정보을 악용하는 경우 제한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고자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그리고 사법제도개혁위원회는 2006년 5월 독립된 법률로 ‘징벌적 손해배상법’을 제정하고자 하는 안을 제출한 바 있다.
IV. 결론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그 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 1996년 이후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이를 인정하되, 그 배상액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제도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예로 플로리다 주는 배상액을 2배 내지 3배로 제한하는 주법을 제정한 바 있으며, 버지니아 주의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일률적으로 350,000 달러로 최고한도 규정을 두고 있다. 노스 다코다(North Dakoda) 주는 상한액과 비율 중 높은 액을 상한으로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으며, 코네티컷 주는 사건의 종류에 따라 상한액 또는 비율을 설정하고 있다. 캔사스 주는 연 수입을 상한으로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도 노르웨이, 브라질,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 판례법과 제정법을 통해 규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륙법계국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무제한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매우 큰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특히, 증권집단소송에 대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을 가미하는 경우 더욱더 큰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좀더 심도있는 논의와 해결방안을 제시한 후 이에 대한 입법여부를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