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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부고발자 보호 필요하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46개국 가운데 47위로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0개국 중에선 23위를 차지, 최하위권의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법과 원칙의 준수`가 그토록 강조됐건만 노무현 대통령의 지적대로 `물로 치면 3급수 수준`이다.
왜 정부, 기업의 부패가 뿌리 뽑히지 않는가. 이는 내부고발자를 백안시하는 사실상의 공범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고발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우리가 유독 싸늘하다. 배신자로 치부, `왕따` 놓기 일쑤다. 때마침 발표된 서울대 보건대학원 신광식 씨의 논문을 보면 내부고발자들은 각종 스트레스로 우울증, 불면증, 악몽과 같은 정신병 증상을 보였고,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있었다. 그 이유는 징계ㆍ해고, 따돌림, 물리적 테러, 공갈 협박 등 때문이다.
양심과 용기에 대한 대접이 이래서야 청렴(淸廉)사회가 이뤄질 수 없다. 잘못이 있으면 덮기보다 공개해 바로잡는 것이 조직과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 바람직하다. 오히려 음해가 아닌, 근거 있는 고발은 철저히 보호, 장려토록 시스템화하는 게 좋다.
우리는 지난 2002년 발효된 부패방지법에 따라 고발자가 불이익을 받을 경우 부패방지위가 해당 기관에 보복 행위자의 징계를 요구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고작이다. 이 정도론 안 된다. 다행히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이 민간기업 고발자도 국가기관 고발자와 마찬가지로 불이익 방지를 골자로 한 `공익제보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니 반가운 일이다. 차제에 고발자에겐 적정한 보상 등 고발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마련,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부패는 그냥 드러나지 않는다. 주는 자와 받는 자가 공범의식으로 서로 감추려는 의지가 강고한 탓이다. 부패의 은밀함은 공익을 우선하는 내부자의 `의로운 고발`이 없으면 겉으로 드러나기 어렵다. 내부고발을 활성화하지 않는 이상 타력에 의한 부패척결은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 사에서 터져 나온 대규모 분식회계 스캔들이나 일본 NHK의 공금 착복사건 등은 모두 내부고발에 의해 파헤쳐진 것이다.
`공익`을 위한다는 큰 틀에서 고발자가 훌륭하게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과 고발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 큰돈 안 들이고 부정ㆍ부패를 줄여 나가는 게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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