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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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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법무 `인사원칙' 검찰 인사에 관철

<千법무 `인사원칙' 검찰 인사에 관철>

조직안정ㆍ신상필벌 의지 반영…공안라인에 `찬바람'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 당초 예상보다 보름 가까이 늦은 검사장급 인사는 사실상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인사원칙'이 대부분 관철된 것으로 평가된다.

    천 장관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검찰 조직의 안정과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했고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서 공안(公安)라인의 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 `千법무식 인사원칙' 관철 = 이번 검찰 인사가 지연된 가장 큰 원인은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 문제였다는 게 검찰과 법무부 안팎의 중론이다.

    천 장관은 이 지검장에 대해 인천지검장 시절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 수사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안기부 X파일' 수사를 미진하게 한 책임을 물어 부산고검장으로 발령내는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할 것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에서는 검찰 조직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이 지검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동기인 점 등을 고려해 이 지검장을 법무연수원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의했지만 결과는 천 장관의 완승으로 나왔다.

    천 장관은 개인적 신임이 두터운 이귀남 법무부 홍보관리실장을 `검찰 빅4'  중 하나인 대검 공안부장에 임명함으로써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 장관식  선거관리 체제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천 장관은 검찰 인사를 다루는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에 특정 인사를  임명해달라는 여권 일각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배려'보다 `강력한  인사권 행사'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인사원칙 관철은 정치인 출신으로 향후 대권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는 천 장관이 검찰 인사에 청와대나 여권의 의중을 반영하기보다 장관으로서 `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천 장관은 정상명 검찰총장과 인사협의를 하는 과정에서는 정 총장의 건의를 최대한 수용, 별다른 불협화음을 내지 않음으로써 향후 안정적인 검찰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공안검사들 `싸늘한 겨울' = 사시 23회 출신 중 누가 검사장이 될  것이냐는 것만큼이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의 거취 문제였다.

    황 차장은 지난해 `강정구 교수 사건'과 `안기부ㆍ국정원 도청사건'을 진두지휘한 검찰내 공안통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 교수 사건은 천 장관이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하고 김종빈 총장이 사퇴하는 등 파문이 컸던 만큼 천 장관이 이번에 `공안라인'에 대한 모종의 인사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인사에서 황 차장이 검사장 승진에 누락됐을 뿐 아니라 권재진 대검  공안부장도 당초 예상보다 한 단계 낮춰진 대구지검장에 발령남으로써 공안검사들에게는 `싸늘한 겨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강금실 장관 시절 송두율 교수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박만 전 서울지검  1차장이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을 때 나온 `참여정부에서 공안검사들의 좌천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좀 더 깊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재작년에는 오세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이 사표를 냈고  지난달에는  검찰내 대표적 공안통이었던 고영주 남부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공안검사들의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 청와대 깐깐한 검찰인사 검증 = 이번 검찰인사가 지연된 원인 중 하나는  청와대에서 검사장 승진인사 대상자들에 대한 검증을 꼼꼼하게 실시했기 때문이다.

    민정수석실은 검찰 고위직에 대해 최초로 일반 차관급 고위직과 같은 기준에 따라 검증을 했고 과거 검찰 자체 검증만으로 보고됐던 사안을 이번에는 직접  스크린 한 것이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검사장 승진 대상인 사법시험 22∼23회 검사 16명으로부터 정보제공 동의를 받아 출입국 사항, 납세, 병역, 부동산 및  각종  금융자산 등 재산내역에 대한 광범위한 검증작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부모나 장인이 후보자에게 보낸 용돈이나 증여 재산에 대해 세금을 냈는지까지 꼼꼼하게 검증했고 결국 유력한 승진후보 2명이 각각 재산 형성과정  문제와 음주운전 전력으로 고배를 마시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처럼 깐깐한 인사검증을 적용한 것은 그간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미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수차례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인사지연으로 조직혼선 가중 = 하지만 수사업무에 전념해야 할 검사들이  여러 차례 늦춰진 인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붕 뜬 마음'을 다잡지 못하게 된 것은  앞으로 개선돼야 할 과제로 남았다.

    당초 1월 중순께로 예상됐던 인사가 설 연휴 전후로 미뤄진 뒤 재차  `설  연휴 직후'로 늦춰진 뒤에도 하루를 더 기다려야했던 만큼 인사 당사자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lilygardener@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6/02/01 17: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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