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비리 조모 전 고법 부장판사 등 사전구속영장 청구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 사건과 관련해 조모 전 고법 부장판사와 전직 김모 검사 등에 대해 지난 7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법조비리 근절을 위해 영장발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중앙지법./김주성/사회/2006.8.8 (서울=연합뉴스)utzza@yna.co.kr
전ㆍ현직 법관 개인비리 기소는 두번째로 `기록'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서울중앙지검이 법조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고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조모 전 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7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최고위 법관을 지낸 인사가 사법처리되는 사태로 기록되게 됐다.
더구나 조 전 부장판사는 검찰과 수개월간 힘겨루기를 하다 최근 사표를 내 수리됐기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아직도 현직 법관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법원에서는 마치 현직 고위 법관에 대한 영장 청구처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건국 이후 비상 시기를 제외하면 법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현직 법관이 구속된 사례는 과거 자유당 치하 부산 피난정부 시절 `국민방위군'사건과 관련해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현직 판ㆍ검사 3명이 구속되고 환도 후 서울지방법원장이 구속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한국전쟁을 전후해 국가 체제가 비정상적인 시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일한 사례는 1971년 `사법파동' 때다.
서울지검이 1971년 7월 반공법 위반사건 심리차 제주도로 출장을 갔다가 변호사로부터 1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서울형사지법 항소부의 이모 부장판사와 김모 판사, 이모 서기관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영장은 군사정권이 반공법 위반 사건에 대해 잇따라 무죄를 선고하는 사법부를 탄압하기 위해 청구한 것이어서 기각됐으며 법관 39명이 집단 사표를 내는 등 파문이 일자 대통령이 수사중지 명령을 내려 `사법파동'은 끝났다.
이번 사건은 개인 비리여서 과거 사건과 성격이 전혀 다른 데다 전직 고법 부장판사가 현직에 있을 때 행적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관 출신 인사에게 순전히 개인 비리로 영장이 청구된 것은 최근 불거졌던 지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의 알선수재 사건 이후 전ㆍ현직을 통틀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인천지법은 올해 6월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시절 다른 판사가 진행하는 사건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2천5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변호사 하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조만간 조씨를 기소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어서 최고위직 법관 출신 인사가 재판에 회부되는 새로운 기록도 남기게 될 전망이다.
현직 법관이 형사 사건의 피고인으로 기소된 것은 2004년 서울남부지검이 경찰관 폭행 혐의로 판사 K씨(현 변호사)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한 것 등을 포함해 극히 일부 사례가 있다.
그러나 약식 기소나 즉결심판(20만원 이하 벌금형 또는 30일 이내 구류형 등이 예상되는 경미한 범죄 대상)이 아닌 정식 재판에 회부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