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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뉴스

(2008-08-13 14:01:53, Hit : 7116, Vote :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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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서 진위' 놓고 檢-警 갈등 조짐

`경찰 조서 진위' 놓고 檢-警 갈등 조짐
`흉기난동자' 체포한 지구대원 기소에 경찰 집단반발
검찰 "거짓말로 불법체포"…법정공방 치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흉기 난동자'를 체포했던 경찰관 2명이 목격자 진술을 조작하고 허위조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되자 일선 경찰관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검찰과 경찰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TV(CCTV) 화면 등 핵심 증거를 놓고도 검찰이 "경찰관들이 신변 위협을 과장했다"고 보는데 비해 경찰은 "흉기 난동자에 대한 정당한 공무집행이었고 진술 조작은 없었다"고 맞서고 있어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사건 경위 = 서울 송파경찰서 가락지구대 소속 최모(52) 경위와 김모(36) 경사는 올해 2월17일 오전 2시30분께 시민 A씨로부터 112신고를 받고 그의 사무실로 출동했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의 신고 내용은 "방금 내가 타고 온 택시에 있는 운전자격증명서의 사진이 운전자와 다르니 조사해 달라"는 것이었다.

   출동한 경찰관 2명은 A씨에게 "당신이 무단으로 가져간 운전자격증명서를 택시기사에게 돌려주라"고 권유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하고 경찰관들과 언쟁을 벌이다가 사무실과 이어진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나왔다.

   그러자 최 경위와 김 경사는 추가로 출동한 지구대원 4명과 합세해 A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며 A씨는 다음날 구속됐다.

   ◇검찰에서 뒤집혀 = 그러나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같은 달 29일 A씨를 무혐의로 석방한 데 이어 그를 체포했던 최 경위와 김 경사를 직권남용감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가 최 경위를 실제로 찌르려고 한 사실이 없음에도 최 경위와 김 경사가 현행범인체포서ㆍ112신고현장출동보고서ㆍ목격자 진술서 등에 허위로 그런 내용을 기재하고 A씨를 불법체포해 경찰서에 넘길 때까지 지구대에 감금했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었다.

   검찰은 제출된 사무실 CCTV 화면에 A씨가 경찰관을 흉기로 찌르려는 모습이 포착돼 있지 않은 사실을 들어 이런 판단을 내렸다.

   A씨가 흉기로 난동을 벌이는 것을 봤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던 택시기사도 검찰에서 "사무실 바깥으로 나갔기 때문에 직접 흉기난동 장면을 보지는 못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체포 당시 A씨는 택시기사의 운전자격증명서를 택시에서 떼어내서 가져간 업무방해 혐의도 받고 있었으나 나중에 택시기사와 합의를 해 처벌을 면했다.

   ◇검-경 주장 `팽팽' = 최 경위와 김 경사의 재판 과정에서는 기소의 핵심 근거가 된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조작 여부를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사건 당시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흉기난동 상황을 보지 못한 택시기사가 김 경사의 강요에 따라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썼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피의자가 더 무겁게 처벌받도록 하기 위해 경찰이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를 인지한 만큼 인권보호 기관으로서 기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 경위와 김 경사는 "오히려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이 `허위 공문서'"라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들의 변호인은 지난 1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상황을 전혀 보지 못한 목격자가 김 경사의 강요에 따라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썼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이 목격자가 유리 현관문을 통해 상황을 지켜봤다"며 재판부에 CCTV 영상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연합뉴스 기자가 해당 CCTV 화면 사진을 직접 확인한 결과 목격자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과 3ｍ 정도 떨어진 통유리로 된 현관 문을 통해 사무실 내부를 들여다 보고 있는 장면들이 여러 각도에서 포착돼 있다.

   기소된 경찰관들은 또 `A씨가 든 칼날이 A씨 자신을 향했고 경찰관을 겨눈 것이 아니었다'는 검찰의 판단에 대해 "사각지대여서 직접 CCTV에 포착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최 경위의 가슴을 겨눈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동부지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수사검사가 직접 공판검사로 나와 공소유지를 담당토록 했다.

   ◇일선 경찰 집단반발 = 이번 사건에 대해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검찰의 기소에 강력히 반발하는 움직임과 함께 `구명 운동'이 일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 전 직원 980여명 등 전국 각지 경찰관 1천400여명은 최근 최 경위와 김 경사에게 `소송 비용에 보태 쓰라'며 성금 1천600여만원을 모아 전달했다.

   흉기 난동자에 맞서서 정당하게 공무를 집행한 경찰관을 사법처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성금을 모금한 일선 경찰관들의 시각이다.

   한 경찰관은 "일선에서는 이런 사건에 휘말릴까 두려워 현장 출동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며 "이번 일로 경찰관이 사법처리된다면 누가 소신 있게 공권력을 집행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치안감급 경찰 고위 간부는 12일 저녁 김 경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사실상 격려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위험에 노출된 점은 안타깝지만 (경찰관들의 불법행위를) 인지했으므로 기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8/13 11: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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