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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뉴스

(2008-07-24 23:09:57, Hit : 5552, Vote : 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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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벌규정 개선-행정형벌 과태료 전환

<경쟁력 강화> 전과자 10만명 줄인다(종합)
양벌규정 개선-행정형벌 과태료 전환
"`모럴 해저드' 부채질할 것"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태종 기자 = 정부는 종업원의 과실을 이유로 무조건 기업주를 처벌해 온 양벌규정(兩罰規定)을 개선하고 경미한 행정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을 하는 식으로 행정형벌을 정비해 전과자가 연간 10만명 이상 양산되는 현상을 없애기로 했다.

   ◇ 양벌규정 개선 = 법무부가 24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보고한 '행정형벌 합리화 방안'에 따르면 종업원 과실에 대해 자동적으로 기업주를 처벌하는 양벌규정이 대폭 뜯어고쳐진다.

   이 제도는 수사기관이 특별한 소명기회를 주지도 않고 종업원과 영업주를 함께 기소하고 법원도 면책을 인정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기업의 경영을 위축시키는 대표적인 규제로 지목됐으며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앞으로 종업원의 범죄 행위를 막기 위해 관리·감독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법인이나 개인 영업주에 대한 형사책임이 면제된다.

   또 적용 범위도 엄격히 제한해 업무와 무관한 종업원의 행위에 대해서는 영업주가 책임지지 않도록 하고, 영업주에게 관리 감독상의 과실만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징역형 대신 벌금형을 적용할 계획이다.

   양벌규정은 건설 등 기업활동과 밀접한 무려 424개 법률에 규정돼 있다.

   이 규정을 적용해 법인을 처벌한 건수도 2005년 2만7천481건, 2006년 3만4천887건, 작년 3만6천926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법무부는 기업과 영업주의 `책임주의'를 명확히 하는 쪽으로 건설산업기본법 등 392개 법률을 개정하고 관세법,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등 15개 법률에 규정된 징역형을 폐지하는 한편 의료법 등 7개 법률의 경우 업무 관련성이 없는 처벌 규정을 폐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법인의 벌금 부담이 약 170억원 가량 줄어들고 작년 기준 6천277명의 전과자가 생기지 않으며 수사기관과 법원의 업무 감소로 527억원을 절약하는 등 연간 약 1천610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양벌규정이 기업이나 영업주가 종업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의무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인데, 업주의 책임을 지나치게 면제해주면 전반적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현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벌규정이 완화되면 기업 등이 임직원의 불법을 눈감아주면서 실제로는 그에 따른 이익을 뒤로 챙기는 편법 행위가 성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행정형벌 151건 과태료로 전환 = 2004년 법무부의 `법과 규제의 실효성 확보 방안 연구'에 따르면 행정의무 위반시 형벌을 부과하는 `처벌형 법률'은 83.1%에 달했으나 개선ㆍ시정명령 등 `설득형 법률'은 2.6%에 불과해 행정의무 위반시 처벌이 주된 목적이었다.

   각각의 법률에 포함된 처벌 규정도 평균 7.6건에 이르는 등 모든 국민이 잠재적 처벌 대상으로 취급됐고 행정법규 위반사범이 일반 형사범의 1.78배(2007년 처벌 기준)에 달할 정도로 행정법규 위반사범도 양산됐다.

   일상생활의 경미한 행정법규를 위반해도 전과자로 기록돼 취업이나 해외여행 및 입찰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금융 관련 법률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람은 금융기관의 임원으로 취임이 불가능하고 환경ㆍ건설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기업은 정부입찰에 불이익을 입은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이번에 법무부가 행정형벌을 과태료로 전환하는 규제안은 총 151건으로 산재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경우나 특정한 섬 안에서 야영한 경우 등 84건에 대해서는 벌금과 동일한 액수의 과태료로 전환된다.

   자유무역지대 물건 반입신고 위반 등 경미한 의무 위반 32건에 대해서는 행정형벌이 과태료로 바뀌고 과적차량이나 노인복지시설에서 노인 입소를 거부한 경우 등 실효성 확보가 필요한 24건도 과태료로 전환되지만 금액은 상향된다.

   운전면허증 휴대ㆍ제시 의무 위반 등 시대에 맞지 않는 11건의 규제는 완전 삭제된다.

   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거나 먹거리 안전성을 침해하는 행위는 형벌이 그대로 유지된다.

   행정형벌이 과태료로 바뀌는 예로는 운전자가 도로 통행제한 규정에 위반해 화물을 과적하거나 사업주 등이 그 위반을 지시ㆍ요구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졌지만 500만원 이하 과태료로 전환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식품접객업자가 영업신고증을 업소에 비치하지 않거나 유흥접객원의 인적사항 등을 기재한 종업원 명부를 비치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됐지만 앞으로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면 된다.

   법무부는 이번 조치로 연간 9만9천명의 전과자가 없어지고 1천220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taejong75@yna.co.kr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7/24 15: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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