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 등 3명의 진술에 대한 검찰의 증거보전 청구를 법원이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이승호 판사는 29일 검찰이 제이유 그룹의 불법 로비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부영 전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주 회장 등 3명의 진술에 대해 낸 증거보전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참고인 3명이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과 관련해 추상적 위험성만 인정될 뿐이며 긴급하고 신속히 참고인들의 진술을 증거보전하지 않으면 공판에서 이들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하기 곤란해질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기록을 살펴봐도 이 전 의원이 참고인들에게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황과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주 회장 등 참고인 3명이 검찰에서 이 전 의원과 배치되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이 전 의원이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고 참고인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점 등은 인정되나 이런 부분만으로는 향후 진술을 번복할 추상적 위험성만 인정될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이 또 다른 참고인 2명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했다는 검찰 주장과 관련, 재판부는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볼 할만한 구체적인 자료는 못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거보전 청구'란 검사 등이 진술 등의 증거를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증거로 사용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어 첫 공판 전에 판사에게 증인신문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통상 참고인이 사경을 헤매거나 이민 등을 앞두고 있어 재판에 참석하기 어려운 경우 활용되는 절차로 알려져 있으며 형사소송법 184조에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진술 번복의 추상적 위험성이 있다면 증거인멸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애초 영장을 발부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며 "구속영장과 증거보전 청구를 모두 기각된 점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장희곤 전 남대문서장도 부하 경찰관 1명의 진술에 대한 증거보전 청구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남 전 서장은 "내 입장을 뒷받침할 진술을 하고 있는 부하 경찰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유를 당해 진술을 바꿀 우려가 있다"며 지난 25일 남대문서 소속 수사관 김모씨의 진술에 대해 증거보전을 청구했다.
김 수사관은 보복폭행 사건 초동수사를 담당했으며 수사 초기에 "피해자들을 폭행한 것은 김 회장의 아들이고 김 회장은 폭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고 화해시켰다. 나중에 피해자들과 합의까지 이뤄진 사건이다"라고 남 전 서장에게 보고했던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