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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 괴롭힌 동료에 손해배상책임<부산지법>
"형사범죄 폭로는 근로자 비밀유지의무와 무관"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내부 고발자를 비난하고 노조에서 강제로 탈퇴시키는 등 괴롭힌 회사 동료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1단독 성금석 판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김모(68) 씨가 직장동료 정모(50) 씨 등 4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각각 300만~700만 원씩 총 1천6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성 판사는 "근로자의 비밀유지 의무는 근로행위로 얻은 경영상 비밀을 제삼자나 기업 외부로의 누설을 금지하는 것인데, 비밀을 외부에 알릴 정당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기업이 침해받을 이익과 비교해 더 클 경우에는 근로자의 비밀유지 의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특히 법원은 "형사범죄에 관한 내부고발은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근로자의 비밀유지 의무는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원고가 동료의 비위행위를 회사에 알렸지만,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입주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폭로한 것은 취업규칙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피고들이 원고를 축출하려고 회사에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진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괴롭혀 원고의 인격권과 근로의 자유가 침해된 것으로 보이는 이상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관리사무소에 일하던 김 씨는 2006년 5월 직장 동료가 관리비 2억여 원을 횡령한 사실을 관리회사와 입주민에게 알리고 나서 동료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회사로부터도 해고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pc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1/07 17: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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