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법연수원 평균 평점 4.28을 받아 13일 수료식에서 대법원장상을 수상할 예정인 손태원(30ㆍ연수원 39기)씨. 2010.1.7 << 사회부 기사 참고, 손태원 씨 제공 >>rao@yna.co.kr
"행시.입시.사시 합격 이어 연수원도 수석"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당사자 입장에서 진심을 다해 고민할 줄 아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13일로 예정된 사법연수원 39기 수료식에서 최고성적으로 대법원장상을 받는 손태원(30.사법시험 49회)씨는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과분한 성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다"며 수료소감을 밝혔다.
손씨의 성적은 4.3만점에 4.28점으로 `형사변호사실무' 한 과목에서만 A0를 받고 전과목에서 A+를 기록했다.
하지만 `형사변호사실무 과목에서 어떤 점이 부족해 A+를 받지 못한 것 같냐'는 우문(愚問)에 "오히려 다른 과목에서 실력이상의 성적을 받은 것 같다"는 현답(賢答)을 한다.
손씨는 특별한 공부 비결을 묻자 "차분하게 꾸준히 공부하는 것 외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보다 연수원에 들어와서 더 많이 공부한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손씨는 2000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뒤 2003년 행정고시 재경직과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해 2005년 대학졸업 뒤 재정경제부에서 수개월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때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인해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경제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행정부 근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법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학문적 재미도 느끼고 법조인으로서 사회 기여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 2006년 2월 재경부를 사직하고 사시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재경부에서의 일이 싫은것도 아니었고 보람도 느끼고 있었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때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결심했다는 것.
그는 "경제학을 공부한 법조인은 법학 전공자들과 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법조계에 다양성을 더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씨는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않아 수료후 바로 법무관으로 복무할 예정이며, 제대 후에는 판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법관의 판단은 개인적 분쟁해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사회 규칙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타인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말 잘해야 하고 그간의 법적 지식과 살면서 배운 지혜를 모두 쏟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씨는 "사회가 좀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판단할 수 있는 판사가 되려고 노력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