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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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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야간집회 금지' 위헌 공방 `팽팽'(종합)

`야간집회 금지' 위헌 공방 `팽팽'(종합)
헌재 `야간 옥외집회 금지' 憲訴 공개변론
"기본권 침해" vs "규제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헌법재판소가 12일 오후 개최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공개변론에서 참석자들은 위헌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날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위헌심판 청구인 측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법률"이라고 주장한 반면 피청구인 측은 "불법 폭력시위로 변질될 개연성이 큰 만큼 제한해야 한다"고 맞섰다.

   집시법 10조는 `해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 집회를 해서는 안되지만 부득이한 상황에서 미리 신고하면 관할 경찰서장이 질서유지 조건을 붙여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 제21조에 따르면 집회ㆍ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규정해 사전허가 금지 원칙을 취하고 있다.

   쟁점은 야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부득이한 상황에 한해 허가하는 법률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 측 김남근 변호사는 "위험성이 현존하지 않는데도 폭력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야간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일몰을 기준으로 대부분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저녁 집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또 "외국의 경우 주거지역이나 도로 등 특정 지역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는 경우는 있지만 옥외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경우는 없어 이 또한 기본권 제한"이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변호사도 "법무부는 야간 집회가 허용되면 사회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경우는 전체의 0.5％에 불과하다"며 "야간집회가 허용되면 폭력집회가 난무한다는 것은 억측"이라고 밝혔다.

   김종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야간 옥외집회 금지는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자유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피청구인 측인 이귀남 법무부차관은 "집회의 자유는 절대적 기본권이 아닌 상대적 기본권으로 법률상 제한이 가능하다"며 "야간 옥외집회는 폭력 집회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시민들의 수면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허용 규정을 따로 마련해 야간 옥외집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예외 규정을 통해 집회의 자유를 넓게 인정해주는 단서를 사전허가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장 대리인인 서규영 변호사도 "야간 옥외집회는 주간 집회보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침해할 개연성이 높다. 평화적ㆍ합법적 시위문화가 정착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공익 달성을 위한 정당한 수단"이라고 가세했다.

   피청구인 측 참고인 김승대 부산대법대 교수는 "야간 옥외집회로 피해를 보는 제3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며 "법질서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집회는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13일 박재영 전 판사가 해당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이후 일부 촛불재판 판사들이 재판을 중단하자 신 대법관은 조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 외압 행사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헌재는 1994년 4월 해당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고 박 전 판사는 올해 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냈다.

   한편 공개변론이 끝난 뒤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한 안진걸 당시 국민대책회의 팀장은 "담당 판사에게 집요하게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헌정 질서를 유린한 신 대법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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