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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뉴스

(2009-01-14 19:06:56, Hit : 4469, Vote : 1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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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조작ㆍ불법강의.."예비 법조인 맞아?"

<성적조작ㆍ불법강의.."예비 법조인 맞아?">(종합)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세원 기자 = 사법연수생들의 일탈행위가 도를 넘어서면서 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연수생들이 불법 강의 아르바이트를 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취업을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파렴치한 비위를 저지른 사실이 또 드러났기 때문이다.

   ◇ 취업 위해 성적도 조작 = 일단 일자리를 구하고 보자는 식의 도덕 불감증에 빠진 사법연수생이 자신의 성적을 조작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8기 연수생인 A씨는 자신의 연수원 성적표를 위조해 대기업 2곳에 입사 자료로 제출했다가 적발돼 13일 수료가 보류됐다.

   회사 측이 연수원에 A씨의 성적을 확인하지 않았으면 자칫 비위가 묻힐 뻔했다.

   A씨는 연수원 성적이 나쁘면 면접시험을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성적을 조작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날 수료한 연수생의 40％ 이상이 진로를 정하지 못할 정도로 사법연수원에까지 불어닥친 취업 한파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는 세간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어느 직종보다 높은 윤리의식을 지녀야 할 예비 법조인이 공문서를 위조하면서까지 취업하려 했다는 점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 불법 강의 왜? = `고시의 메카'라고 불리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는 새내기 연수생들의 입소를 앞둘 때면 현직 사법연수생들이 강사로 나서는 강의가 수년째 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생들이 불법 강의를 하게 된 것은 연수원 내 경쟁이 치열해져 선행 학습이 일반화되면서부터.

   사시 합격자 1천 명 시대를 맞아 판ㆍ검사가 되거나 대형 로펌에 취업하려면 연수원 성적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수생 강사들이 2년간의 교육과정 경험을 그대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수강생들에게는 상당히 매력 있는 강의가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일부 연수생은 빠듯한 경제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법 강의에 나선다는 말도 나온다.

   연수생은 5급 별정직 공무원으로 1년차 때 100여만 원, 2년차 때 150여만 원의 월급을 받는데 가족의 경제 지원이 없이 월급만으로 교재비와 생활비를 대기 버겁다는 것이다.

   ◇ 특혜받는 연수생 = 하지만 새로 법조인을 양성하는 로스쿨 제도와 비교하면 사법연수생들이 큰 특혜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로스쿨의 경우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기는커녕 연간 최고 2천만 원에 이르는 등록금까지 자기가 부담해야 하는 데 비하면 공무원 신분까지 주어지는 사법연수생은 엄청난 혜택을 받는 셈이다.

   특히 사시 합격자가 1천 명이 넘어 수료자 대다수가 공무원인 판ㆍ검사가 아니라 자기 돈벌이를 하는 변호사가 되는 현실에서 왜 혈세를 연수생에게 들여야 하느냐는 지적도 해마다 반복해 나오고 있다.

   이들이 받는 월급만도 적은 금액이 아닌데다 연수원을 운영하는 각종 비용까지 국고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 = 불법 강의 문제로 연수생을 징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사법연수원은 2002년에도 불법 강의를 한 연수생 3∼4명을 적발해 서면경고부터 감봉까지의 징계 처분을 한 적이 있지만 비교적 경징계에 그쳤고 불법이 적발돼도 그때뿐이라는 인식이 일부 연수생에게 싹튼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문제가 불거져야 비로소 실태 파악에 나서고 적발되더라도 장래에 큰 영향이 없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고질적인 `불법 알바'나 성적 조작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법시험 단계에서부터 인성 검사를 강화하거나 연수생들의 윤리 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으며 연수생 관리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수원 측은 이번 주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연수생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악습의 고리를 끊을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etuzi@yna.co.kr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1/13 23: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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