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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뉴스

(2009-01-31 16:18:35, Hit : 4467, Vote : 1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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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무죄…구겨진 `검찰 자존심'

<끝없는 무죄…구겨진 `검찰 자존심'>
조풍언ㆍ공기업 비리 등 줄줄이 무죄 `굴욕'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유전개발 사업성을 부풀려 거액을 대출받은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의해 구속 기소된 해외 유전개발업체 ㈜세하 대표 이모씨에 대해 법원이 30일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중수부의 석유공사 비리 의혹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검찰은 이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유전 매장량 평가는 직접 계량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란 이유로 조작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수수사의 본산'이자 `검찰의 자존심'인 대검 중수부 수사에 대해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중수부는 지난해 1년간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씨의 `대우구명 로비' 의혹 수사를 비롯해 석유공사ㆍ강원랜드 등 공기업 비리 의혹, 에너지 전문기업 케너텍의 로비 의혹,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을 수사하며 강행군했지만 그 결과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법원은 조씨 혐의 가운데 로비 청탁을 받고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는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공기업 비리 수사에서 석유공사 전 임직원이 시추비를 과다지급해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단했다.

   또 케너텍 이모 회장으로부터 공사 발주 등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중부발전 정모 전 대표와 김승광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에 대해서도 무죄 선고했다.

   한보철강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1천5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현미 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무죄를 받았다.

   대검 중수부가 1년 내내 `헛물만 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공기업 수사를 돌아보며 "거물은 없었지만 수사의 사각지대로 여겨진 공기업 비리를 규명하고 체질 개선을 하는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외환은행 헐값매각 및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잇따라 무죄가 나왔고 이 과정에서 수사 검사가 재판장에게 `항의성 이메일'을 보냈다가 직접 판사를 찾아가 사과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채무 탕감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사건 역시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내보이기 쑥스러운 성적표다.

   이에 대해 법원이 지나치게 엄격한 법리 해석 잣대를 들이댄다는 `동정론'도 일부 있지만 무리한 수사 관행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 수사로 관련 업체의 주가가 폭락하고 피해가 고스란히 다수의 주식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뚜렷한 증거도 없이 경솔하게 칼날을 휘둘러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검찰 내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대검 중수부가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일단 내지르고 보자'는 식의 수사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검찰 정기인사로 이날 새 진용을 갖춘 대검 중수부가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1/30 18: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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