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주임교수 혼자 교원의 재임용을 심사하는 등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재임용에서 탈락한 전직 전임강사가 재임용 탈락 7년만에 학교법인과의 소송에서 이겼다.
수원지법 민사9부(재판장 문영화 부장판사)는 수원 A대학교 전직 전임강사 이모(43)씨가 이 대학 법인 B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재임용 거부처분 무효 확인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은 무효"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는 1998년 3월 A대학 임상병리과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뒤 이듬해 전임강사로 재임용됐으나 임용기간(2년)이 만료되기 직전인 2001년 2월 재임용 평정에서 기준점수 미달로 탈락했다.
당시 이뤄진 재임용 평정에서 이 대학 주임교수는 교육.연구.봉사.적성,진료 등 5개 항목(100점 만점)을 평가해 이씨에게 재임용 기준인 60점에 2점이 모자라는 58점을 줘 부적격 판정했다.
이씨는 "1998-2000년 3년의 재직기간 학술지에 논문 5편, 학술회의에 13차례 참가해 논문을 발표했는데도 학교 측이 부당하게 재임용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3월 재임용거부 무효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운영하는 대학은 '대학교원 기간제임용 평정심사표'에 등급 산정의 세부기준과 방법을 정하지 않아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평정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주임교수 혼자 평가하는 방식이어서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며 "재임용거부처분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사립학교법 제532조의 2 제7항은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의할 때 학생교육과 학문연구,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 등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학교법인 측의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재임용 탈락 후 7년간을 소급해 임금 상당액 3억여원과 위자료 3천만원, 소제기 시점(2008년 3월)부터 이씨를 재임용할 때까지 이씨에게 매달 956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