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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지뉴스 (2003-03-01 22:43:47, Hit : 6828, Vote :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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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bs5.kbs.co.kr/ezboard.cgi?db=2Rdramalawre&action=read&dbf=44&page=1&depth=1
Subject  
   KBS 법정드라마 방송 대본 ( LG전자 직장내 "왕따" 사건, "일터를 빼앗긴 남자" )
이 명숙 변호사의 가정 법원 (2002. 10. 20.  11:05 ~ 12:00)
"일터를 빼앗긴 남자"


음악      시그널
성우      이명숙 변호사의 가정 법원
          "일터를 빼앗긴 남자"
          극본  박 길숙 ∴ 연출 장 충길
음악      up & down

이명숙    안녕하십니까? 변호사 이 명숙입니다.
          벌써 단풍이 곱게 내려앉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보려고
          오늘도 많은 이들이 산행을 즐기고 있는데요.
          산을 찾은 분들 중에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하는 이도
          참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만나 볼 정국정씨는 그런 모습들을 눈물겹도록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올해 나이 마흔, 한참 왕성하게 일할 나이에 일터를 잃고 자신을 해고시킨 회사를 상대로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정 국정씨에 대한 기사가 각 일간지에 실린 것은 올 8월 14일이었습니다.

남1       (신문 기사 낭독) 사내 왕따 등으로 발생한 우울증은 산재
          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3단독 서태환 판사는 한 전자 회사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승인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참가인의 이 사건 상병 및 그에 이은 추가상병은 참가인의 개인적 성격도 있지만 참가인이 과장 진급 탈락에 이어 갑작스러운 내근직 발령과 상사와의 갈등, 직장 집단 따돌림 등 업무상 사유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가 복합해 발병했음을 인정 업무상 재해>라고 밝혔다.

1인서트   (정국정) 41'33" 저같은 경우 많이 있을텐데.. 대기업에 맞서서 이긴 사람이 없어서 많이 포기하죠. 내가 포기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안될거 같아서 한거죠. 한이 맺혔어요.. 하루에 한끼 먹어도 버텨요.. 한편으로는 맘이 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이 맺혀요. 국민에게 알릴 방법을 찾았어요.. 지금도 ing입니다. 이제는 정상적인 생활을 못해요..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아요.. 44'24"

이명숙    자신을 해고시킨 회사와 맞서 싸워야 했던 정국정씨는 가슴
          에 한이 맺혔다고 말합니다. 국내 최초로 직장 내 따돌림은 업무상 재해라는 판결을 받아낸 정국정씨. 소송 대리인 이 경우 변호사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2인서트    (이 경우) 17'06" 사건 자체가 특이한거죠.. 보통 업무상 재해에
           관련한 소송이라면.. 근로자가 원고가 되서 취소해 달라는 게 보
           통..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로 인정한것인데 이것을 사용자측에서
           취소해 달라는 취소를 한건데..이런 게 가능한 이유는 사용자측
           에서 산재가 인정되면 사용자측의 산재보험료가 많이 인상.. 회사부담이 크게 늘어나죠.. 그래서 소송이 가능하다고 판단... 이런 예는 거의 없죠.. 근로복지공단에서 인정하면 거의 승복하죠. 사용자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왕따 당한 사실이 없다는건데.. 제가 볼 땐 이건 100%이기는 사건으로 봤어요.  

이명숙    직장은 삶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정국정씨는 삶의 기반
          인 일자리를 뺏기고 3년여 걸쳐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는
          데요. 정국정씨 사연은 정국정씨가 회사에 입사한 지난 88
          년 11월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참고로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회사 이름과 모든 인물을 가명을 사용했고, 사건 당사자인 정국정씨는 실명임을 밝혀드립니다.

효과      (바닷가 파도 + 갈매기 소리.. 멀리서 동력선 소리도 함께)
효과      (마루에 앉아 담소)  
여1       (어머니/60대..좋아 들뜬) 우리 아들 참말로 장하대이.
국정      (20대 후반/다정한 성격) 그렇게 좋으세요?
여1       하모, 내는 말이다. 동네 사람들 다 모이라캐가꼬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대이. (아들 등 쓰다듬으며) 사천 땅 다 뒤
          지버봐도 우리 국정이만한 효자 없대이
국정      누나 있잖아요?
여1       아이고마, 어데 늬 한테 대겠노?
국정      누나가 서운다고 그러겠어요.
여1       내는 우리 막내만 보면 세상에 부러울 거 없다, 국정아
          서울 가모 우야등지 잘 먹어야 한대이 알았제? 객지에 나가
          면 몸이 재산이대이 (말하는 도중에)
남2       (동네 주민..들어오며) 아이고마 아지매 입이 귀에 걸렸고마
여1       어서 오이소. 호호
국정      안녕하세요?
남2       오야. 아지매 그렇게 좋소?
여1       하모,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노? 우리 막내가 우리
          나라에서 제일 좋은 회사에 취직을 했대이, 이 보다 더 기쁜 일이 어데 있노 (웃음)
남2       늬 언제 서울 올라가노?
여1       내일 올라간다카이! 객지 가서 살라카모 아쉬운 거 천질낀
          데 우리 아들 보내놓고 우예 마음을 놓을지 모르겠고마.
남2       그라모 보내지 마소! 하하
여1       그럴 순 없지예.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좋은 회사 사장님 눈
          에 덜컥 들어쁜짔는데 안 보내면 되겠능교?
남2       국정아 늬 봤재이, 말수도 적은 늬 어매가 저래 좋아서 야
          단이데이, 늬 더 많이 출세해야 된대이. 아이고마 깜빡 잊고
          그냥 갈 뻔 했고마 (주머니에서 봉지 꺼내며) 이거 얼마 안
          된대이
국정      이게 뭐예요?
남2       노자돈 아이가, 우리 동네에서 대학 나와 대기업에 취직한
          사람이 너 말고 또 누가 있노? 서울 가모 우야등지 고향 빛
          낼 일만 하거래이. 알았재? 하하  

음악      브릿지
이명숙    지난 88년 11월, 대학에서 전기 공학을 전공한 정국정씨는
          졸업하기도 전에 서울에 있는 희망전자에 공채로 입사를 했고, 그런 정국정씨는 집안은 물론 고향 마을의 자랑이었습니다. 워낙 천성적으로 꼼꼼한 성격인데다가 일에 대한 열정도 남달리 많은 정국정씨는 입사하자마자 촉망받는 직원으로 회사 내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효과      (회사 휴게실.. 동료들 모여서 담소)
여2       (동료/밉지 않은 시샘) 정국정씨, 동기들 제치고 미국 출장
          갔다온 소감 어때요?
국정      소감? 그야 뭐 깨소금맛이죠. 하하
남3       근데 정국정씨 외근직 자원했다면서?
국정      응, 하루 종일 설계실에 있는 거 보다는 여러 기업체나 관
          공서, 연구소 등 현장에 나가서 일하는 게 더 좋을 거 같애
          서 자원했지
여2       다른 사람들은 내근직으로 돌려 달라고 아우성인데 하여튼
          정국정씨는 별나다니까요
남3       그러니까 위에서 총애하지
국정      총애는 무슨.. 거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어
여2       아참, 국정씨 이번에 감투 썼다면서요?
남3       감투?
여2       사내 청년회 임원으로 뽑혔잖아요?
국정      난 또 뭐라고, 회사에서 맡기니까 하는 거죠. 사내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서 사장에게 직접 보고 하라는데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
남3       정국정씨라면 당연히 잘 할 수 있지, 우린 우리의 호프를
          믿는다구! 하하  

이명숙    정국정씨는 동기들 보다 앞서 입사 한 지 3년 째 되던 해에
          미국 출장 기회를 잡았을 만큼 열정적이었습니다. 그리고
          93년에는 사내 청년임원회 회원으로 발탁되어  
         사내 청년회 일을 맡다보니 회사내의 문제점을 다른 동료보다 많이 알게 되었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눈감아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3인서트   (정국정) 35'37" 93년도에 회사내에 사원들의 생각을 위에 보고하는 제도가 있는데.. 조직활성화를 위해 노력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96년도에 조직비리를 제보하게 됐어요.. 37'14"

음악      브릿지

효과      (호프집 분위기..동료와..조금은 어두운 대화)
국정      정말.. 있을 수 없는 얘긴데.. 알고 있는 이상 그냥 넘어가
          자니 그렇고, 또 위에 보고를 하자니 우리 부서 일이라서
          난감하네.. (한숨 쉬며 난감하다)
남3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
국정      어떻게?
남3       먼저 실장한테 운을 떼 봐. 당사자한테 직접 얘기하면 개선
          되겠지
국정      그러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하고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휴 죽겠네
남3       자네가 진지하게 얘기하면..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구린
          짓 그만 둘 거 아냐  
국정      만약, 그래도 시정이 안되면?
남3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 여기서 고민한다고 해결 될 일
          도 아니잖아, 자 술이나 마시자구!
국정      (건성으로 잔 부딪고) 그래! 그리고 자네 오늘 내가 한말 절
          대 비밀이야. 최 실장 성격 알잖아.
남3       걱정 마! 자자.. 어서 마셔! 그리고 너 그런데 정신 쏟고 언
          제 연해 할래?
국정      연애는 연애구 직장은 직장이지, 난 불의를 보면 못 참아
남3       맑은 물에 고기 안 꼬인다.
국정      그거하고는 사안이 틀리지. 회사가 잘 되야 나도 잘 되는거
          아냐?
남3       너하나 팔 걷어 부친다고 달라질 거 같애?
국정      어어? 아까는 내 편이더니 딴 소리하고 있어?
남3       정국정 너, 너무 나서는 거 같애서 그런다. 회사 걱정 반으
          로 뚝 잘라내고 연애 해!
국정      엊그제 집에 갔다 왔잖아
남3       선보라고 부르면 가서 보고, 그리고 끝이잖아. 늘!
국정      아냐, 이번에 본 아가씨는 맘에 들더라, 혼자서 하는 객지
          생활 이제 쓸쓸해지기 시작했다.
남3       그럼 장가 갈거냐?
국정      당연히 가야지!
남3       그럼, 늬 결심을 축하하는 축하주 한잔 더! 자 잔 받아
효과      (술잔 채우는 소리와 함께)
국정      그나저나 너 내 이런 고민, 절대 비밀이다?
남3       아유, 걱정 안해도 된다니까.          

음악      브릿지

효과      (사무실.. 긴장된 분위기)
남4       (감사실 임원) 말해봐요.
국정      정말, 제가 말씀드렸다는 거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남4       그건 자네가 더 잘잖아,
국정      그럼 이사님만 믿겠습니다.
남4       우리 감사실에서는 자네 같은 사람이 필요한 거야. 회사를
          위해서 내부 고발은 절대적으로 필요한거구, 건전한 내부 고발을 위해서라면 감사실에 제보한 사람을 보호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걱정말라구
국정      한 말씀만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남4       어려워하지 말고 말해봐요.
국정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오늘 이 내용으로
          저한테 불이익이 오거나 하지는 않겠지요?
남4       자네 그렇게 안봤는데 의외로 소심하구만? 걱정말라구
국정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컴퓨터 부품을 특정 업체에서 고가로 구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증 기간 내에서는 외부 업체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소홀히 하고 있어서 회사의 손실이 큽니다.
남4       흠.. 그래? 내 바로 시정토록 조치 하겠네!

4인서트    (정국정) 00'52" 감사실 팀에서도 저를 보호해준다고 했었고, 문제
           가 생겨도 자기들이 인사조치까지 해준다고 했었어요.. 제보를 하고 사실대로 밝혀졌는데도 고발자는 보호받을수 없었어요.. 회사입장에선 좋지만 부서입장에서는 안좋은결과.. 부서사장이 제보자가 누구냐 해서.. 저를 찍어냈어요.02'16"  

음악      브릿지

이명숙    지난 96년 정국정씨의 제보가 있은 후 회사에서는 즉시 감
          사에 들어갔고 그 결과 비리가 사실로 밝혀졌고, 상사 2명이 징계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거래처 업체 사장은 희망 전자 출입을 금지 당했고 업체로부터는 8500만원을 돌려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잘 나가던 정국정씨의 인생은 그 때부터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효과      (넓은 공간 분주한 사무실 분위기.. 전화..팩스 등등의 소음)
국정      부장님, 이거 말이 안 되잖습니까?
남5       정국정씨, 뭐가 말이 안된다는거야?
국정      두 번씩이나 저를 과장 승진에서 누락시킨 이유가 뭡니까?
남5       이 사람이, 그걸 왜 나한테 물어? 그리고 과장 승진에서 왜
          탈락이 됐는지는 자네 더 잘 알 거 아냐?
국정      제가 더 잘 알거라니요? 회사 내 인사 문제를 제가 어떻게
          압니까?
남5       자네가 모른다면 나도 당연히 모르는 거지! 나, 더 이상 할
          말없으니까 나가봐! 아, 나가보라구!!  

음악      브릿지
효과      (다른 사무실 분위기.. 조용한)
남6       그래, 날 찾아 온 용건이 뭐야?
국정      (간절하다) 이사님, 전 제가 왜 번번히 과장 승진에서 누락
          되는 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남6       그런 문제는 자네 고과를 매기는 부서장이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국정      제가 납득할 만한 답변을 안해줍니다. 그래서 상무 이사님
          을 찾아 뵌 겁니다.
남6       알았네! (전화 번호 누르면.. 신호음가고)
남5       (F) 네, 서비스 센터실 김영갑입니다.
남6       김부장 난데
남5       (F) 아 네 이사님!
남6       거, 센터실 정국정씨말야. 이번 인사 문제 어떻게 된 건지
          알아듣게 설명해줘. 지금 내방에 와 있는데, 이런 문제는 부
          서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거 아냐?!

음악      브릿지

이명숙    이때가 99년 2월이었습니다. 과장 승진에 두 번이나 누락
          되자 정국정씨는 인사 담당 상무를 찾아가 면담을 했고
          그 사실이 부서 내에 알려지면서 정국정씨는 실장으로부터
          미움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일은 여기에서 그치
          지 않았습니다.

효과      (사무실 분위기.. 냉랭한 분위기의)
국정      아니, 이렇게 내근직으로 발령을 내면 어떻게 합니까?
최실장    (비아냥) 또 뭐가 불만이야? 엉?
국정      전 서비스센터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최실장    누구 맘대로? 정국정이가 인사 담당이야?
국정      솔직히 서비스 센터 인원도 부족하잖습니까?
최실장    그래서, 서비스센터로 안 보내준다고 또 감사실 찾아갈거
          야?
국정      실장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최실장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너 걸핏 하면 감사실 찾아가고 상무
          님을 찾아가잖아?
국정      (울화 꾹 참고) 그건 말입니다.
최실장    일없어! 앞으로 윗사람 찾아가서 아부 떨거면 나한테 보고
          하고 가! 알았어?
국정      (한숨) 죄송합니다.
최실장    망할 자식!
국정      실장님, 지금까지의 일은 죄송하게 됐습니다. 그러니 제게
          할 일을 주십시오. 할 일을 주지 않고 내근직에 있으라는
          건 말이 안 되잖습니까?
최실장    일을 왜 안 주는 지는 정국정씨 당신이 더 잘 알거 아냐?
          내가 당신 때문에 얼마나 난감 한 줄 알아?
국정      (애원하는) 제가 경솔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일
          은 주셔야 할 거 아닙니까?
최실장    회사 내부 일을 유리 상자 들여보듯 잘 아는 사람이 이번에
          구조조정 있다는 거 알텐데?    
국정      제가 잘못했다고 하잖습니까? 그렇지만 이거는 너무 한 거
          아닙니까?
최실장    (비아냥) 자네 잘못한 거 없어! 단지 시건방을 떨었을 뿐이
          지, 근데 시건방을 떨어도 정도 껏 떨어야지, 안 그래? 그리
          고 자네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알아서 떠나는 것도
          능력이야
국정      지금 나보고 회사를 그만 두라는 겁니까?
최실장    지금 떠나면 위로금도 있고, 자네한테 이로울거야.
국정      난, 절대 회사를 떠날 수 없습니다.
최실장    그럼, 지방 공장으로 대기발령을 내줄까?
국정      지방으로 대기발령이요?
최실장    그래에! 그럼 어떻게 되는 줄 알지? 대기 발령 받아 내려가면 한가지만 꼬투리가 잡혀도 바로 징계해고야. 그러면 위로금 같은 건 아예 없는 거, 잘 알지? 엉?
국정      (빈다) 실장님, 제가 이렇게 빕니다. 저 지방으로 내려가고
          싶지 않습니다. 여기서 제가 할 일만 하겠습니다. 일을 주십시오.
최실장    헛 참,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네. 자넨말야 대기 발령자야. 대기 발령자한테 일 맡기는 거 봤어? 우리 부서 사람들 다 모아 놓고 한번 물어 볼까?
국정      (침통한) 실장님..(한숨)  

음악      브릿지
  
이명숙    이렇게 정국정씨가 구조대상자로 분리되어 대기 발령 상태
          에 놓이게 된 것은 지난 99년 2월 23일이었습니다. 이후 정국정씨는 직속 상관인 최실장에게 일을 달라고 지속적으로 애원을 했으나 번번히 무산 된 것은 물론이고 동료가 보는 앞에서 노골적으로 무안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효과      (사무실 분위기.. 직원들 퇴근하는)
남3       (동료..나가며) 실장님 저 퇴근하겠습니다.
최실장    (살갑게)그래! 내일 보자구!
여2       (와서) 실장님 퇴근 안 하세요?
최실장    좀 있다가 할 일이 좀 남아서
여2       그럼 저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최실장    그래!
여2       (나가면서..정국정에게 다가가) 국정씨, 퇴근 안해요?
국정      (우울한) 해야지
최실장    (오프에서) 미란씨! 내가 쓸데 없는 분위기 만들지 말라고
          했잖아!
여2       (속엣말로) 아유.. 증말.. 국정씨 내일 뵈요!
국정      (한숨 쉬며 가방 들고 일어나는)
최실장    이봐, 정국정씨, 오늘 저녁 나하고 술 한잔 하지!
국정      (어리둥절) 네?
최실장    술 한잔 하자는데 왜 그렇게 놀래?
국정      (수긍) 아..네
최실장    자네 우리 집 알지? 우리 집 쪽으로 와! (나가며) 이따 보
          자구!
국정      (가슴 쓸어안고 안도의)이제 일을 주려나.. 오늘 무조건 잘
          못했다고 빌어야지

음악      브릿지

효과      (양주집 분위기의..)
최실장    (약간 취했다) 정국정, 오늘 내가 왜 만나자고 했을 거 같
          애?
국정      그동안 제가 잘못했습니다.
최실장    헛참.. 이봐,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나도
          바른 말 할 줄 아는 사람이야. 너 잘 난 줄 알어! 안다구!!
국정      잘못했습니다.
최실장    야, 정국정, 너 왜 내 말을 안 듣고 버티냐?
국정      제가 잘못했습니다
최실장    이 자식이! 너 한테 그 딴 소리 들을려구 부른 줄 알어?
국정      정말.. 용서를.. 빕니다.
최실장    그런 소리 나한텐 안 먹혀, 임마! 너 하나 때문에 회사에서
          내 꼴이 어떻게 된 줄 알아?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
          다더니, (고함) 좋은 말 할 때 나가란 말야! 너하고 나하고
          둘 중에 하나는 나가야 된다는 거 알지? 너만 나가면 돼?
국정      실장님, 저 노부모도 모셔야 되구요.. 저 결혼 할 때 까지만
          이라도 일을 주십시오.
최실장    그러면 너 또 나를 씹을 거 아냐?
국정      아닙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습니다.
최실장    (멱살 잡으며) 이 자식이, 늬 말을 어떻게 믿어? 엉?
국정      (헉헉대며..고함) 이거 놔! 이거 놓아요!!    

음악      브릿지

이명숙    그날 술을 마시자던 최실장에게 손찌검에 발찌검까지 당            하자 정국정씨는 분을 참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며칠 후 정국정씨는 회사            내에서 또 다른 수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효과      (사무실 분위기.. 사람들 약간의 불안)
최실장    (오며) 준영씨
남3       네 실장님
최실장    정국정씨 책상 치워가라구 설비실에 전화 해요
남3       네?
최실장    정국정씨 책상 치우라는 소리 못 알아들어?
남3       네..(난감)
최실장    그리고 미란씨
여2       (싫다)네
최실장    정국정씨 사물함 열쇠 따서 정국정씨 물건 다 꺼내 놔요
여2       정국정씨 한테 정리하라고 그러면 안 되요? 금방 출근할 건
          데요. 아직 아홉시도 안 됐잖아요?
최실장    안돼! 지금 바로 사물함 정리해요
여2       아유, 전 못해요. 안해요
최실장    못해? 그럼 다른 사람 시키지. 이봐 형철씨가 정국정 책상
          하고 의자 치워! 지금 당장 치워!

이명숙    이렇게 정국정씨가 출근도 하기 전에 책상은 물론 개인 비
          품이 들어 있는 사물함까지 정리되고 말았습니다. 책상서랍에 들어있던 물건들은 사무실 한쪽에 놓여있는 회의용 탁자 위에 나뒹굴었고 서랍에 보관해 두었던 예물용으로 준비해 둔 금붙이까지 분실된 채 빈 케이스만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5인서트   (정국정) 11'11" 제가 99년 3월부터 시작해서 12월까지.. 회사가면은 말을 못해요.. 동료들이 저를 싫어한건 아니예요.. 실장 한명에 의해서 이렇게 됐어요.. 실장이 250명을 거느리고 있는데.. 동료들 앞에서 모욕적으로 그렇게 말하구.. 어느 누가 저한테 말을 시키겠어요.. 아무도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저는 회사에 가면.. 대화상대가 없고, 일도 없구.. 8개월동안 제가 말을 잊어버렸어요.. 집에 와도 혼자있었구..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 13'12"  

음악      브릿지

효과      (사무실 창문 열어 놓고 오프에서 차 소리 들리고)
국정      (울음 억지로 삼키며)
남7       (오며) 이봐, 정국정!
국정      흠..음.. 네 선배님
남7       퇴근 안해? (어깨 치며) 울었어?
국정      울긴요. 안 울었어요.
남7       자네 이렇게 책상도 없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거 같애?
국정      버티는데 까지 버텨봐야죠.
남7       선배로서 뭐라 할 말이 없다. 너를 보면 나도 답답해 죽겠
          다. 아유 등신!
국정      죄송합니다.
남7       너하고 최실장, 악연이다. 악연.
국정      감사실에 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하지만 전 지금도 제가 해
          야 할 일을 했다는 생각뿐입니다. 선배님 제가 회사에 득을 줬으면 줬지 손해를 보게 한 건 아니잖습니까?
남7       알아! 내가 봐도 너무 심하다 싶다. 최실장하고 너 감정 싸
          움이 너무 깊어졌어.
국정      그렇다면 회사는 누구 편을 들어줘야 옳은 겁니까?
남7       늬 맘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일이야! 그리고 강제 사퇴를 종
          용해 올지도 모르니까 대비를 해라. 책상 치운 거, 걸핏하면 너한테 손찌검 한 거, 그런 자료들 모아 놓고. 실장이 또 다시 업무를 못 주겠다고 으름짱을 놓을텐데.. 녹음도 해놓고 알았냐?
국정      네..선배님
남7       널 보면 정말, 울화가 치밀어서 죽겠다. 이 쪼다야! 책상을
          없애고 회의용 탁자에 앉아서 근무하라더니 회의용 탁자까지 없앴다면서?
국정      네,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오늘은 창가에 서 있으래
          요. 그래서 죄수한테도 이렇게는 안하겠습니다. 했더니 제 넥타이를 잡아 당겨 목을 조르더라구요. 이거 보세요.
남7       국정이 너 내방으로 가자. 가서 사진 찍어 두 자구! 임마
국정      근데 선배님, 저 사내 전자 우편 ID도 회수 당했습니다.
남7       뭐야? 언제?
국정      어제요. 그리고 같은 방 팀 동료 50명에게 정국정이가 PC
          를 사용하면 해당 PC 관리자는 책임을 묻겠다는 메일이 일제히 발송됐답니다.
남7       메일로 널 왕따 시키겠다는 거래?
국정      네.. 왕따 메일이죠. 저 아주 돌아버리겠습니다. 종구가 왕
          따 메일을 보고 사색이 되서 어젯밤 절 찾아 왔더라구요.

음악      브릿지

이명숙    정국정씨 동료가 디스켓에 복사해온 일명 왕따 메일은 PC
          사용을 못하게 하는 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비품도 빌려주지 마라, 사내 이메일 수신자 명단에서 빼라는 등 노골적인 내용들이었습니다. 왕따 메일을 받은 동료들은 계단이나 복도에서 정국정씨와 마주쳐도 냉랭할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왕따를 당하며 근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정씨는 창가에 서있었던 날로부터 2개월 후인 99년 7월 말 회사 대표와 어렵사리 면담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표 이사를 만났다고 해서 일이 해결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6인서트   (정국정) 고민하다가 99. 7. 29일날.. 대표이사를 만났어요..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말했어요.. 진정서를 내구.. 그 이후에 실장은 직책면직되고 대기발령상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했어요.. 부당한 노동행위에 대해서 구제받는 기관이죠.. 심사관이 그래요.. 대기업하고 싸우는건 쉬운게 아니라구.. 상사들이 시키는대로 하래요.. 저로서는 그말을 듣고 졸도를 했어요..

이명숙   정국정씨는 회사 대표와 면담을 하고 난 후에도 자신에 처우
         가 개선되지 않자, 서울 지방 노동 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자 그 자리에서 실신을 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119구급차에 실려 갔고 3주일 동안 입원해 있었다고 합니다.

효과      (병원 입원실 분위기)
여1       참말로 우예 이런 일이 생기노 말이다.
국정      어머니 걱정마세요.
여1       걱정을 우예 안 하노? 여자가 있다카더니 그 소식도 감감
          무소식이고, 집에 전화도 그래 자주 하등기 전화도 안하고,,내 무신 일이 있긴 있는기라 했드마 이래 병주머니가 되서 누워 있고마..
국정      누가 병주머니예요. 저 괜찮아요.
여1       병주머니가 아니모 얼굴이 우예 이리 반쪽이 됐노? (하는
          도중에)
효과      (병실 문 열리며)
여3       엄마, 저 왔어요.
여1       국정이 집에 들려서 온 기가?
여3       네, 국정아, 너 숨기지 말고 곧이 곧대로 말해?
국정      뭘?
여3       늬 방에 가보니까 소송 서류가 잔뜩 있고, 너 맞은 사진, 책상에 물건 너부러진 사진 그런 거 있던데 무슨 일이야?
국정      봤으니까 다 알겠네. 나 회사 상대로 싸우고 있어
여1       뭐라꼬? 회사를 상대로 해서 싸운다꼬? 좋은 직장 들어가
          미국 출장도 가고 잘 나가던  늬가 뭐가 부족해서 회사하고 싸우나 말이다? 엉?
여3       엄마, 국정이 방에서 이것저것 뒤져보는데 나 눈물 나서 혼났어요. 너 어떻게 하다가 이 지경까지 된 거야?  

7인서트   (정국정) 33'33" -  그때 당시 저는 숨겨왔는데... 99년 11월 18일   졸도를 하고 입원하면서 가족들이 올라오게 되서 알게됐어요... 집에 가서 서류들을 보고 난리났어요.. 누님도 울고불고.. 시골에서는 막내 회사 들어가서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님도 먼저 눕고.. 저한테 실망을 하셨죠.. 지금은 끝까지 해라라고 말해주세요.. 나도 꼭 이길거구.. 35'21"

음악      브릿지

이명숙    2000년 2월 1일 정국정씨는 결국 징계 해고되고 말았는데
          요. 서울 지방 노동위원회를 찾아갔던 99년 11월 18일 날 무단 외출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2000년 2월 1일 이렇게 회사로부터 해고된 정국정씨는 적응장애에 우울증까지 생겨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됐고 근로복지공단에 '회사의 따돌림에 의해 정신적 후유증이 생겼다'며 산업재해신청을 내게 됩니다. 그렇다면 산업재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정경심 노무사를 만나봤습니다.

8인서트   (정경심) 49'35" 산재는.. 부상이나 사고, 사망을 통털어서 말합니다
          53'50" - 54'45" 산재보상보호법에 보면.. 규정이 있어요.. 그 규정은 보편적으로 많이 일어나는 질병, 승인이 많이 되왔던 질병에만 국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그 밖의 질병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경우 많아요.. 그러나 요즘에는 인정범위에 국한되지 않고 의사의 소견으로 봐서 인정..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도 법원에서는 산재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      브릿지

이명숙    하지만 정국정씨의 산재 신청은 기각이 되고 말았는데요.
          억울하게 해고를 당한 것도 모자라 산재 신청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국정씨는 희망 전자 주주 총회가 열리는 2000년 3월 부당 해고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준비했습니다. 그러자!

효과      (현관문 두드리는..옥탑 방 같은)
국정      (나가며) 누구세요?
남6       (오프에서) 정국정씨, 나요
국정      누구세요? (문열며 경직) 상무님이 왠 일로 절 찾아 오셨습
          니까?
남6       들어가서 얘기합시다.
국정      (들어가며) 들어오십죠.
남6       흠.. (들어가면 현관문 닫히고) 좀 앉겠네
국정      (앉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남6       내일 회사 주주 총회 때 시위하겠다는 거, 접게
국정      전, 복직을 약속해주지 않은 이상 절대로 철회 못합니다.
남6       회사 복직을 약속하면 시위는 안 하겠다 그건가?
국정      제가 바라는 건 단 한가지, 원직 복귀 뿐입니다.
남6       그럼 내 약속하지
국정      복직 합의서를 작성해야만 철회를 할 수 있겠습니다.
남6       복직 합의서 작성하면 될 거 아닌가. 요구 사항 원하든대로
          다 쓰라구
국정      그럼 제가 쓰겠습니다. (쓰는 호흡으로) 1. 2000년 1월 28
          일자 희망전자 멀티미디어 사업 본부 징계위원회 재심 결정에 대하여 특별히 재심을 하도록 전사 징계 위원회에 요청한다. 2. 다소 왜곡되고 모함 된 내용과 공정성이 결여된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한 재조사를 한다. 3. 동 사건과 관련된 당사자 정국정에 대해서는 원직 복직 및 명예 회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4. 2000년 3월 17일 예정된 노동 탄압 및 부당 해고 규탄 집회는 취소한다. (종이 부스럭) 이상입니다. (간절히) 상무님 이 합의서에 기재된 사항들,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9인서트   (정국정) 13'15" - 15'24" 주주총회가 있는날 집회신고를 냈어요..
          그때 상무가 찾아와서 취소시켜달래요.. 다시 복직시킨다고... 그때 부당해고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망설이다가 복직시켜준다고 하길래 합의서를 썼어요.. 근데 주주총회 지나니까 복직합의서에 언제까지라는 말이 없어서 의무가 없다는거예요..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이명숙    하지만 방금 들으신 것처럼 정국정씨의 원직 복귀는 무산되
          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정국정씨의 적응장애와 우울증은 더욱 깊어만 갔는데요.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자 정국정씨는 또 다시 근로 복지 공단에 산재 신청을 하게 됐습니다. 결국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0년 7월 20일 산재심사위원회는 노동계 최초로 '직장 내 왕따'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산재 인정을 했습니다.

남8       (산재 결정문 낭독)청구인은 1999년 3월 23일 내근직으로
          발령 받으면서 사실상 대기 발령 형태로 고유업무가 주어지지 않은 사실, 이후 상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E- 메일 ID , 책상 및 의자, 개인용 사물함이 회수된 사실, 지속적으로 퇴직을 종용 받은 사실, 상사가 창가에서 서서 반성할 것을 지시한 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 하여 멱살을 잡고 밀어 부치는 등 폭행으로 인해 청구인이 상해를 입은 사실. 이 메일을 통한 필수 업무 전달로 동료들로부터 소외된 사실등 청구인이 업무 또는 직장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있었음을 부정 할 수 없는 바, 회사측에서 행한 일련의 사건들이 청구인의 과실로 인해 유발된 정당행위였다 하더라도 산재법상 업무상 재해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산업 재해 보상 보험 심사위원회 위원장 김 경중  

음악      브릿지

효과      (방안.. 오프에서 매미 울고)
국정      (종이 펼치며 읽고 또 읽고) 이렇게 산재 결정이 날 수 있
          는 것을 ..흑흑
여3       국정아, 그 산재 결정문 닳아지겠다. 이리 줘! (종이 뺏는)
          도데체 며칠 째 산재 결정문만 들여 보고 있어!
국정      누나, 나 정말 힘들어 죽겠어
여3       그래도 (종이 흔들며) 산재 판정 얻어냈잖아. 이제 홀가분하
          게 마음먹고 늬 건강이나 챙겨! 그래야 다른 직장 구해보지
국정      나, 반드시 원직 복귀할거야
여3       (울화 치밀어) 이 산재 판정으로 됐어! 너 지금 하는 싸움,
          달걀로 바위 치기야! 너 이러는 거 옆에서 나도 지겹다. 지
          겨워!

이명숙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국정씨가 산재
          승인을 받은 지 정확하게 닷새가 지난 2000년 7월 25일, A전자 회사는 정국정씨가 제출한 왕따 메일은 사문서 위조라며 영등포 경찰서에 형사 고발을 하게 됩니다.

10인서트  (정국정) 39'06" -   2000년 7월에 왕따로 산재승인을 받았어요..
          언론에 알려지면서 회사가 창피한거죠.. 형사고소를 했는데 그 내용이.. 왕따메일은 내가 만들어낸거라고 하면서 고소를 했어요.. 그 내용을 어떻게 만들어내요.. 모든 동료들이 몰아부치니까 법정에서 밝혀내기까지 2년정도 걸렸어요.. 동료 한명이 나와서 법정 증인으로 나와서 밟혀내.. 직장내 왕따를 밝히는 결정적 증거.. 왕따 메일도 부인하려고 하는걸 보고... 법정에서 진실을 밝혀낸거죠.. 서울남부지법에서..  40'52"

이명숙    지난 7월 23일, 서울지법 남부 지원 형사 5단독 이원형 판
          사는 정국정씨에 대해 <공소 사실 중 사문서 위조 및 각 위조 사문서 행사의 점은 무죄>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왕따 메일 위조건에 무죄 판결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 8월 14일 서울 행정 법원은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남9       (판사) 사건 2000구34224 요양승인처분취소
          원고 희망 전자 주식회사
          피고 근로복지공단
          피고보조 참가인 정국정
          청구 취지/ 피고가 2000년 8월 16일 정국정에 대하여 한
          승인처분 및 2001년 3월 23일 정국정에 대하여 추가상병
          승인 처분은 취소한다. 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단/ 참가인의 이 사건 상명 및 그에 이은 추가상명은 참가인의 개인적인 성격과 함께 참가인이 과장진급탈락에 이어 갑작스러운 내근직 발령과 그에 이은 상사와의 갈등, 부당한 전자우편 아이디, 책상 및 의자, 개인사물함 등의 회수, 지속적인 퇴직 종용, 집단 따돌림 등 업무상 사유로 인하여 받은 스트레스가 복합하여 발병하였음을 추인할 수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효과      (법원 앞 쯤..차소리)
국정      (국정 걸어가다가.. 눈물..삼키며) 흑.. (주저앉아 버리는)
남7       (직장 선배) 국정아
국정      선배님, 이제 정말로 산재로 판정 된 겁니까?
남7       (달래는) 판결 났잖아..
국정      제 이름 앞에 직장 내 왕따 해고자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살
          았던 거 억울합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죽고 싶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회사를 상대로 해서 소송을 하면서 당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선배는 아세요? 이해하겠어요? 왕따 메일 조작된 거라면서 회사가 형사 고발을 해왔을 때 저,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남7       그런데 그 왕따 메일 건이 널 구해줬잖아, 이 경우 변호사
          얘기 생각 안나?
      
11인서트  (이경우 변호사) 07'30" 업무상 재해로 왕따같은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 증거방법의 내용은..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과 질병이 이완된 사이에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다면 되는거죠..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은 이메일의 내용이 있고.. 실질적으로 근무 사무실에서 다툼도 있었고.. 증인의 증언으로 입증됐구.. 질병이 우울증이나 그런것인데..이런 것은 의학협회에 자문.. 이 우울증의 발생여부를 물어봐서 그럴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어요.
음악      브릿지
이명숙    그렇다면 정국정씨와 같이 직장 내에서 동료들로부터 따돌
          림을 당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신경 정신과 정희진 전문의를 만나봤
          습니다.

12인서트   (정희진 신경정신과 전문의) 22'13"  사회에 대한.. 분노가 크고..
           지금은 처음보단 좋아졌지만.. 아직도 우울증 증세가 많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22'37"+ 22'50" 굉장히 치명적.. 정신적 충격.. 성인의 경우도 크다고 봐요.. 소외된다는 것에 불안하고.. 불신하고.. 억울한거죠.. 큰 타격을 준다고 볼 수 있죠.. 23'33" + 그 외에는 사람에 대한 기피현상이 크고.. 나중에 사회복귀를 해도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거 같아요.. 소화장애, 불면증세도 심각하구요..

이명숙    인생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30대 후반을 법정에서 보내
          야 했던 정국정씨는 법정 투쟁을 벌인 지난 3년여의 세월이
          고통스러웠던 건 사실이지만 부끄럽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정국정씨의 산재 판결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 경우 변호삽니다.  

13인서트   (이경우변호사) 사용자측의 무언의 압력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고..이런것들도 산재로 인정된것이죠..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죠. 그런 근무환경속에서 우울증을 가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판정받을 수 있는것이고.. 구조조정이후 이런 일들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정국정씨처럼 소송을 할 수도 있고..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의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음악      브릿지  

이명숙    오늘 우리가 만나 본 정국정씨의 아픔은 혼자만의 고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구조조정의 한파가 여기저기서 불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사안이 크던 작던 근로자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더러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산업 재해를 당했을 경우 어떤 절차를 밟아야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정경심 노무사를 만나보았습니다.    

14인서트  (정경심) 51'20" - 52'39"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당하게 되면.. 근로
          복지공단에 신청.. 요양신청하고.. 산재보험을 적용받는 의료기관에서 소견서 작성.. 사업주의 확인란을 받아야.. 요양신청서를 내면 심사하고.. 만일 불승인될 경우엔 그 내부에 심사절차에 따라.. 심사청구에서 기각되면 재심사요청가능.. 재심사에서도 불승인되면 비로서 행정소송을 하게 되요.. 그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바로 행정소송 선택할 수도 있어요..

이명숙    지난 2000년 7월 이후, 근로자 1명만 있어도 사업주는 산업
          재해 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모든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산업재해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보호장치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근로자 많거니와, 소규모 영세 사업장인 경우 산업재해 보험에 적용된다는 것을 사업주가 알지 못하는 일도 태반이라고 하는데요. 사업주는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는 자신의 건강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알아두어야 할 것입니다. 일터는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생존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음악      엔딩
성우      출연..
음악      후 시그널
성우      이명숙 변호사의 가정 법원
          "일터를 빼앗긴 남자"
          극본  박 길숙 ∴ 연출 장 충길
          진행에 이 명숙 변호사였습니다.
음악      up & down



이 명숙 변호사의 가정 법원
"일터를 빼앗긴 남자"

<등장 인물>

해설... 이명숙 변호사
정국정 (20대~ 40세) 매사 꼼꼼한 성격. 의리파
최실장 (40대 후반) 정국정을 괴롭히는... 다혈질

남1 (신문 기사 낭독)
남2 (동네 아저씨. 고향.. 50대..경상도 사투리)
남3 (정국정 입사 동기)
남4 (감사실 임원.. 50대)
남5 (정국정을 괴롭히는 부장.. 40대)
남6 (냉철한 성격의 인사 담당 상무)
남7 (다정한 선배..여러가지 조언)
남8 (산재 결정문 낭독)
남9 (판사)
여1 (정국정 모친.. 60대 경상도 사투리)
여2 (정국정 입사 동기..의리파)
여3 (정국정 누나.. 40대..정이 많음)

    
                                     방송; 2002. 10. 20 KBS 1라디오
                                     극본; 박 길 숙  
                                     연출; 장 충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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